최근 80여 개국에 철도차량과 기관차(고속철도 포함) 등을 수출한데 이어 고속철 건설공사도 잇따라 수주하며 원가 및 기술경쟁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베이징 지부가 10일 발표한 ‘2015년도 중국경제의 상징, 고속철도의 대외경쟁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05년 전후로 캐나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고속철도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여 2007년부터 고속철 운영을 개시했다.
다음해인 2008년 독자 기술로 베이징-텐진간 고속철도(시속 350km)를 첫 개통한 이후 고속철 개통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지난해 말 기준 총 연장 1만6000km(전 세계의 60%)를 돌파, 세계 1위의 규모를 갖췄다. 국내 고속철 길이가 551km인 것과 비교하면 약 30배 길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등 28국과 고속철 관련 수출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중국의 고속철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노선에 중국산이 검토되고 있으며, 러시아의 프로젝트에는 대규모 투자제안까지 받아 공동경영이 유력하다.
중국은 최근 건설공사와 철도기술표준 등을 포함한 철도분야 패키지 수출에 나서면서 상품수출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에 새로 건설한 철도는 모두 중국의 철도기술표준을 참조하여 시공했으며 중국은 에티오피아에서 경전철 운영권을 따내기도 했다.
중국의 고속철과 관련 기술과 경쟁력은 수준급으로 평가된다. 시속 250km 및 350km 등 2개 등급에서 기관차의 대규모 생산에 돌입한데 이어 세계 최고수준의 동력성능을 갖춘 전기기관차 및 내연기관차의 연구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차량은 다양한 지질 및 기후 등의 환경에 부합되며 원가와 공기(工期) 측면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비용(설비, 토목건축비 포함)은 1km당 154억~228억원으로 유럽(유럽 265억~424억원)과 미국의 3분의 2 수준이며, 고속철 건설속도와 관련된 공기도 미국과 유럽의 4분의 3 수준이다.
중국 고속철 기업들은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금융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중국수출입은행은 금년 1월까지, 35개 해외 철도건설(총 3500km) 프로젝트 및 설비수출에 총 130억 달러에 달하는 금융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지사 설립을 통해 대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연구개발(R&D)센터 구축으로 기술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의 고속철도는 외국기술을 10여년 만에 독자기술로 흡수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이제 첨단제품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중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용민 무협 베이징 지부장은 “이제 중국 기업과의 공동시공·공동R&D 등의 협력을 통해 중국 뿐만 아니라 제3국으로 외연을 넓혀야할 때”라면서 “해외 고속철 시장 진출을 위한 금융 등 종합적인 지원책 마련에 중국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