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정책' 공개…"경제 효과 10조원 이상"

2015-04-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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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자활성화 방안 마련

새 사업 방식 도입·투자대상 확대·규제완화·세제지원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관련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민간 자본을 활용해 재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한국판 뉴딜 정책'이 공개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1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으로 우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와 서울시경전철 사업 등을 새로운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8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사업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민간의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새로운 사업방식 등을 담은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초 서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공사현장을 찾아 "전 세계가 금융위기 이후 경기 둔화의 극복 수단으로 뉴딜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그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민자사업에 대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우선 정부는 기존 수익형(BTO)·임대형(BTL) 민자사업과 다르게 민간의 사업위험을 정부가 일부 떠안는 BTO-rs와 BTO-a 같은 제3의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위험분담형인 BTO-rs(Build·Transfer·Operate-risk sharing) 방식은 정부가 시설투자비·운영비용을 절반씩 분담하고 이익과 손실도 민간과 5대 5로 정도로 나눈다.

손익공유형인 BTO-a(Build·Transfer·Operate-adjusted)는 정부가 투자·운영비의 70% 정도를 부담해 사업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이용요금도 낮출 수 있는 방식이다.

기재부는 민자로 추진키로 한 경인고속도로 서인천∼신월나들목 구간 지하도로화에 새 방식의 민간투자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민자 유치 쪽으로 방향을 잡은 6개 경전철(서부선·난곡선·목동선·우이신설연장선·위례신사선·위례선) 사업도 새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새 방식이 도입되면 재정 여력이 없어 착수하지 못한 상수관망 개선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나 서울 경전철 사업 등도 민자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해져 재정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간 민간투자를 가로막았던 법적·현실적 제약요인은 대폭 완화되고 지원은 늘어난다.

정부는 민자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범위에서 제외해 대기업의 민자사업 참여도 유도할 계획이다.

민자 SPC에 대해서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부채상환적립금을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하고 올 12월까지로 돼 있는 각종 용역의 부가가치세 영세율 일몰조항을 연장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BTO 사업 최소자기자본비율은 20%에서 15%로 내려 민간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정부 고시사업의 경우 평가와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쟁적 협의 절차 같은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도입, 협약 체결까지의 기간을 4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쇼핑몰, 주차장 등의 부대사업에 대해서는 리스크에 상응하는 수익률을 설정하기로 했다.

국가사업에 한해서만 시행 중인 토지 선보상 제도를 지방자치단체 사업까지 확대해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민간투자 대상시설 확대를 위해 '민자 우선검토 제도'도 도입된다.

그동안 재정으로 추진해 온 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민자 적격성이 있는 경우 민간자본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 상반기 안으로 공공청사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입법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적용한 신규 사업 예상 규모가 7조원 이상이고 진행 중인 사업의 절차 단축으로 2017년까지 1조3000억원의 조기 집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재정사업을 민자로 전환하면 연간 1조8000억원의 재정부담도 줄일 수 있다.

방 차관은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10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민간과 정부 재정, 지자체, 국민들까지 모두 다 윈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중 기재부 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국토부·환경부·해수부 등 관계부처 1급 공무원과 관련 지자체가 참여하는 '민간투자활성화 추진 협의회'를 구성, 새로운 방식의 민자사업을 발굴하고 기존 사업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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