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16년 만에 왜건 만든다

2015-04-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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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 나온 스페이스.[사진=기아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기아차가 ‘파크타운’ 이후 16년 만에 왜건 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8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공개한 ‘스포츠스페이스’의 양산을 결정하고 출시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기아 디자인센터의 열한 번째 작품인 이 차는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타입으로 개발됐으며, 공개 당시에는 콘셉트카로 발표된 바 있다.

기아 유럽 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인 그레고리 기욤(Gregory Guillaume)은 이 차에 대해“새로운 형태의 그랜드 투어링카를 제작하고 싶었다”며 “스포츠스페이스는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기거나 주말에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세련된 스타일, 편안함과 역동성까지 모두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태어난 차”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북미 법인의 상품 기획 담당 어스 헤드릭 부사장은 “조사 결과, 쏘렌토 구매자보다 상위 소득자들이 고급 스포츠왜건을 원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스포츠스페이스는 바로 이런 수요층을 겨냥한 차”라고 밝혔다.

스포츠스페이스는 1.7 터보 디젤 엔진과 소형 전기모터, 48V 배터리 및 컨버터가 탑재된 'T-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또한 차체 무게를 줄여 주행 성능을 높였고, 뛰어난 공간 효율도 갖췄다.

스포츠스페이스의 제원은 전장 4855mm, 전폭 1870mm, 전고 1425mm다. K5보다 긴 전장과 넓은 전폭으로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하면서, 전고는 낮춰 최상의 공기 역학적 흐름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포츠스페이스는 북미와 유럽 모두 판매되는데, 유럽이 주력시장이 될 전망이다. 왜건을 가장 선호하는 시장이 유럽이기 때문이다.

옵티마(K5 미국 판매명)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기아차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15만9020대가 판매됐으며, 쏘렌토는 10만2520대가 팔렸다. 이 두 차종이 지난해 기아차 미국 판매량의 45%를 차지했다. 기아차 측에서는 스포츠스페이스가 가세할 경우 옵티마와 쏘렌토 사이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스 헤드릭 부사장은 “이 시장에 수요층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고, 기아차는 시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포츠스페이스는 미국 판매 결정이 내려질 경우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 판매 가능성은 미지수다. 기아차가 현대차에 합병되기 전인 1998~1999년에 출시한 중형 왜건 ‘파크타운’이 심각한 판매 부진 끝에 단종된 전력이 있기 때문. 파크타운은 1년 남짓 생산되다가 800여대가 판매된 후 후속작 없이 생산이 끝났다. 현대차 i40가 국산 중형 왜건의 명맥을 잇고 있으나, 이 차 역시 판매가 신통치 않다. 이런 배경 때문에 기아차는 스포츠스페이스를 유럽과 북미 등 해외에서만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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