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난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면서 '13월의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논란이 됐던 연말정산을 정부가 전수 조사한 결과 연봉 55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는 평균 세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봉이 5500만원 이하여도 7명 중 1명은 세금이 늘어나 정부는 이번에 확정한 보완대책을 통해 이들 가운데 99%의 세 부담 증가분을 해소해 주기로 했다.
2013년 세법개정안에 따라 5500만원 이하 구간의 평균 세 부담이 1인당 평균 3만4000원 줄어든다던 정부의 애초 추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연봉 5500만원∼7000만원 근로소득자의 1인당 평균 세 부담은 3000원 늘었고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는 평균 109만원의 세금을 더 냈다.
전체적으로는 5500만원 이하 구간에서 세금을 4279억원을 덜 걷었다. 5500만원∼7000만원 구간에서 29억원, 7000만원 초과 구간에서 1조5710억원이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세법을 개정하면서 연봉 5500만원 이하는 평균 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고 5500만∼7000만원은 2만∼3만원 증가, 7000만원 초과는 124만원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개정 이전 세제에는 각종 비과세·공제가 많고 소득재분배 효과도 약하기 때문에 고소득자에게 더 걷어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올해 연말정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연봉 5500만원 이하에서도 세 부담이 증가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13월의 세금 폭탄' 논란이 초래됐다. 더 걷은 돈을 소급적용해 돌려주기로 하는 유례없는 사태까지 맞았다.
정부는 일부 시민단체에서 세 부담 증가와 소득 증가에 따른 효과를 뭉뚱그리는 바람에 '세금 폭탄'이라는 오해가 생겼을 뿐 세법개정으로 소득재분배 효과가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55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에 대해서는 연말정산으로 세 부담을 늘리지 않겠다고 이미 발표했다"며 "1인 가구의 세액 부담도 늘어난 부분이 있어 보완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