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부산환경공단이 공공 하수처리시설 방류수의 수질을 멋대로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환경부가 공개한 '공공 하수처리시설 수질 자동측정기기(TMS) 비정상 운영 사례'에 따르면 부산환경공단은 하수처리시설 방류 수질을 실시간 측정하는 TMS 기울기 값(Factor)을 조작하다가 지난해 5월 환경부 등 정부합동감사에 적발됐다.
부산환경공단은 정부합동감사 당시 강변하수처리장 등 3곳의 하수처리장에서 방류수 수질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마음대로 TMS 기울기 값을 조작했다.
특히 하수처리시설의 TMS실 출입은 엄격히 제한되는데, 기기 조작을 위한 TMS실 출입 사실을 숨기려고 관리자가 TMS실 창문을 통해 드나든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환경공단 관계자는 "환경부 감사 결과에 대해 사실상 인정한다"면서도 "2014년 1월1일부로 시행규칙이 변경되면서 담당직원이 위법하다는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야간에 창문을 넘어간 이유에 대해서는 "그 당시 한국환경공단 영남권관제센터에는 야간에 담당자가 재택근무를 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담당직원이 환경부 지침에 따라 TMS 기계수치 측정값과 하수처리시설 내 실험실의 수 분석값에 오차가 있을 때 2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데 일부 관리자들이 관행적으로 실험실 분석 절차 없이 TMS 측정값을 임의로 조정해 오다가 적발됐다"며 해당 관리자를 모두 징계하고 TMS 운영과 관련한 문제점 등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 같은 행위가 환경부의 감사로 적발되기까지 그동안 부산시에서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산하 공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마비돼 있었던 것인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부산환경공단의 수질 조작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하천 수질을 오염시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 사례"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부산시와 부산환경공단에 요구했다.
이경용 환경부 감사관은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24개 핵심 개혁과제 중 하나인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및 국고보조금 개혁'의 일환으로 올해도 적극 감사를 확대 실시해 지방재정 개혁과 건전화의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