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중국ㆍ일본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아시아 롱숏펀드를 첫 해외펀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1999년 설립 이래 줄곧 국내펀드만 내놓았다. 그러나 이제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아시아 롱숏펀드로 해외펀드에 출사표를 던지는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운용 대표가 아주경제와 만났다.
◆亞 롱숏펀드 싱가포르 자회사와 협력
허필석 대표는 "그동안 국내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했으나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왔다"며 "아시아 성장 테마로 롱숏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싱가포르에 있는 마이다스에셋운용 자회사인 마이다스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는 수년 전부터 롱숏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본사 펀드매니저와 싱가포르 펀드매니저가 협력해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필석 대표는 중국, 유럽에 주목한다. 후강퉁(중국 상하이·홍콩증시 교차매매) 실시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싸다는 생각이다. 그는 "상하이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직 12배밖에 안 된다"며 "심천ㆍ홍콩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까지 열리면 성장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허필석 대표는 양적완화로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유럽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내놓았다. 그는 "디플레를 우려한 유럽이 미국식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유로화도 절하돼 수출 경제가 개선되고 있고, 재정위기국 부채도 감소하면서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생각을 내놓았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앞둔 반면 우리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원ㆍ달러 환율 절하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나 정보기술(IT)주에는 호재다.
자동차와 IT뿐 아니라 저유가에 따른 수혜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원유 재고가 최대 수준으로 올라왔고, 중동 산유국 역시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허필석 대표는 "이란을 비롯한 일부 중동 국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가격 회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유가는 더 빠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분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2일(3일 휴장) 하루에만 2% 가까이 하락한 배럴당 49.14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산유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여행지로 인기 있는 나라가 경기부양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린 점은 여행주에 긍정적이다.
그는 "과거 일본도 1990년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여행주가 유독 많이 올랐다"며 "나이들수록 선호하는 패키지 여행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새 배당주펀드 출시도 계획
마이다스에셋운용은 펀드 출시에 다른 운용사보다 신중하다. 이 회사가 해마다 새로 출시하는 상품은 평균 1~2개뿐이다.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독립운용사이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인 상품을 내놓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테마성 펀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마이다스에셋운용은 대부분 10년 넘게 운용하고 있다.
마이다스에셋운용은 하반기 배당주펀드도 기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이 낮은 편인 만큼 배당 증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만만 해도 배당성향이 40%를 넘지만, 우리는 18%에 그친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 주식을 외면하는 이유로도 작용하고 있다.
허필석 대표는 "금리가 1%대로 하락하면서 배당수익이 2%만 넘어도 매력적인 상황"이라며 "기존에는 대형주 위주 펀드였으나 가치주 스타일로 배당주펀드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배당주펀드 성과도 괜찮다. '마이다스블루칩배당증권투자신탁 1호'와 '마이다스연금배당증권자투자신탁 1호'는 설정 이후 각각 약 96%, 42%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이다스블루칩배당증권투자신탁 1호는 단기인 3개월, 1년 수익률도 각각 약 4%와 7%에 이른다. 블루칩 배당주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유동성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마이다스연금배당증권자투자신탁 1호도 3개월, 1년 수익률이 각각 6%, 8%에 달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청산으로 회사 실적도 양호해졌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세전 순이익이 23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펀드를 팔아 특별이익이 추가된 덕분이다.
허필석 대표는 독립운용사라는 점이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오는데 큰 몫을 했다고 본다.
그는 "금융지주에 속해 있지 않으니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판매사에 조금이라도 더 어필하기 위해서는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