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는 현빈, 한지민을 내세우고도 시청률 3%대에 머물렀던 ‘하이드 지킬, 나’로 지지부진했던 SBS 드라마국에 활력을 넣을만했다.
방송 전부터 내세웠던 복합장르를 내세웠던 만큼 미스터리 서스펜스 로맨틱 코미디가 이질감 없이 어울렸고, 기대하지 않았던 박유천과 신세경의 호흡은 의외로 훌륭했다.
과거 살인사건으로 동생을 잃은 최무각과 부모를 여읜 오초림의 이야기가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를 살렸다면 이후 펼쳐진 이야기가 로맨틱 코미디를 담당했다. 어떤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최무각(박유천)의 탈골 연기나 끊임없는 먹방은 소소한 웃음을 유발했다. 냄새를 눈으로 보는 오초림(신세경)의 능력도 CG로 잘 전달됐으며, 실로 오래간만에 보는 발랄한 신세경의 모습도 제 옷을 입은 듯했다.
교통사고 후 기억을 잃고 냄새가 보이기 시작한 오초림은 개그우먼 지망생인 만큼 활달한 성격을 앞세웠는데 그동안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신세경의 연기 변신이 반가웠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박유천은 뜨거운 커피를 단번에 마시고 탈골에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며 휘청거리는 등 보는 재미를 더했다.
“보통 멜로드라마는 캐릭터 성격이 달라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이 드라마는 성격에서 나아가 감각이 다른 남녀의 이야기라 한단계 더 들어간 것이로 볼 수 있다”며 “재미있지 않을 수 없다”고 자신한 백수찬 PD의 단언은 현실이었다.
무감각 남자 최무각과 초감각 소녀 오초림의 첫만남은 강렬했는데 강도를 쫓던 최무각을 오초림이 냄새를 보는 능력으로 돕게 되면서 가까워졌고 이후 관계 역시 오초림 능력을 앞세워 진전될 것을 예고해 집중도를 높였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3위에 달하는 5.6%. 그래도 전작인 ‘하이드 지킬, 나’ 마지막회가 기록한 4.3%보다 1.3%P 높은 수치라 희망적이다. ‘냄새를 보는 소녀’가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앵그리 맘’을 따돌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