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오는 29일 치러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실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도를 넘은 공약’을 남발하며 선거운동이 과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생활밀착형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층을 타겟에 둔 아젠다를 앞다투며 내놓고 있다.
1일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권을 겨냥해 “총선, 대선도 아닌데 또한 결코 정부·여당과 합의 없이는 불가능한 지난 대선 때 썼던 공약을, 재탕·삼탕 짜깁기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질타하는 등 정치권 내부에서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 박근혜 정권의 무능을 심판하고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라며 “변화와 혁신으로 총선 승리, 정권 교체의 희망을 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은 하루 전인 31일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오신환(서울 관악을), 안상수(인천 서구·강화을), 정승(광주 서구을), 신상진(경기 성남 중원)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는 최근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삼시세끼’ 프로그램에서 배우 차승원 씨가 ‘차줌마’로 불리며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차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김 대표와 각 후보는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와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응하듯 새정치연합은 공약집을 통해 ‘국민의 지갑을 지키겠습니다. 유능한 경제정당’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또 △소득주도 성장 △조세정의 실현 △일자리형 복지확충 등 3대 정책을 내세우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 심판’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하지만 세부 공약을 들여다보면 선심성 공약 난발 등 문제투성이다. 새누리당은 재원 대책도 없는 여러 지역 개발 공약을 남발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거대 담론 수준의 공약으로 내년 총선에 초점을 맞추는 인상을 주고 있다.
여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황당한 주장도 포함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인천 서구강화을을 대상으로 △강화도~영종도 연도교 건설 △인천 지하철 2호선 조기 개통 △강화 해안순환도로 완공 등을 제시했다.
이 공약들은 안상수 후보가 인천시장 시절 추진했지만, 송영길 시장 시절 중단 또는 축소된 사업으로 재원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정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관악을 지역을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아파트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 ‘오신환 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경전철 연장을, 광주 서구을에서는 광주 제2노인종합복지관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최저임금 8002원으로 인상 △매년 일자리 10만 개 신규 창출 △통신비 등 생활비 절감 △연말정산 문제 해결 등도 담았다. 이는 오는 제20대 총선 공약으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 ‘1년 짜리 국회의원 선거용 공약’을 뛰어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