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나진·선봉 등에 역외가공지역을 설립할 경우 중국 동북 3성의 투자·무역 증가와 남북경협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북경협 효과로는 연평균 55억8000만달러 증가가 예상된다.
‘역외가공’이란 해외의 저렴한 인건비나 생산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한 부품이나 반제품을 해외로 가져가 가공한 다음 국내로 다시 가져오는 생산방식을 말한다.
한경연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 동북 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이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지리적으로 근접한 북한 나진·선봉지역에 역외가공지역을 설립해 두 지역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등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접경지인 북한 나진·선봉지역에 제 2역외가공지역을 설립하면 남북교역액이 연평균 55억8000만달러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경연이 개성공단 반출입 품목인 HS코드 6단위 274개 품목을 포함해서 한·중 FTA에서 역외가공지역 원산지 지위가 부여된 HS 6단위 310개 품목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으로 북·중 접경지역 남북경협증가액은 310개 품목의 대중교역액과 개성공단 역외가공지역교역 차액을 연도에 대해서 단순 회귀분석하여 추정한 것이다.
최남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나진·선봉 지역 등 북·중 접경지역에 역외가공지역을 설치할 경우 경쟁관계에 있는 북·중 경협과 남·북 경협을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므로 남북경협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나진·선봉 역외가공지역을 통한 남북교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국 동북 3성과 북한 제2역외가공지역을 연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 역외가공지역에서 상품을 가공하고, 동북 3성의 신흥전략산업 단지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무관세로 중국 전역에 수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한·중 FTA 체결로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된 310개 품목의 원산지가 한국으로 인정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높아졌고, 역외가공지역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중국과 지리적 접근성도 뛰어나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동북 3성은 인구 1억 명의 거대 내수시장이자 북한·러시아·몽골 등과 근접한 동북아 경제교류의 중심지이므로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해당지역의 인프라나 시장성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1년부터 중국 정부가 동북3성 진흥정책을 단행하는 등 통합교통물류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2012년에서 2013년까지 동북 3성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최소 8.0%에서 최대 12.0%를 기록해 중국 연평균 성장률 7.7% 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경연은 동북 3성 지역에서 한국 기업이 수출경쟁력을 갖춘 △철강 △전자IT △기계장비 △운송기기 △정밀광학기기 등 제조업 부문과 더불어 한·중 FTA로 투자보호 규범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금융 △통신 △건설 △유통 등 서비스업 부문의 현지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