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유방암인 삼중음성 유방암의 발생 및 항 여성 호르몬 치료 내성에 관여하는 새로운 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환자 중에서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단백질(유방암의 가장 중요한 분자표적)이 없고, 기존의 유방암 표적 치료에 내성을 갖는 난치성 유방암의 일종으로, 항 여성호르몬 치료는 유방암이 지나치게 활성화된 호르몬에 의한 유방암이므로 호르몬 활성을 억제해 유방암 발병 및 재발을 막는 대표적 치료법을 말한다.
대부분의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들의 20-30%는 치료에 대한 내성이 발생한다.
또한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항호르몬 요법 등 기존의 유방암 치료법에 내성을 나타내고 암의 재발 및 전이가 빈번하여 치료 후 결과가 좋지 않다. 이러한 난치성 유방암의 발생 및 치료 내성 기전은 정확한 기전 및 치료제 등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공구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발생 중 멜에이틴(MEL-18) 유전자의 소실이 여성 호르몬 수용체를 감소시켜 삼중음성 유방암을 유발하고, 항호르몬 치료에 대한 내성의 주요 원인임을 새롭게 밝혔다. 기전으로 MEL-18 유전자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전사인자들의 단백질 수모화를 통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발현 및 활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임을 증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대부분의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이 MEL-18 유전자가 소실되어 있고, 이는 유방암 환자의 예후 및 치료에 주된 유전자임을 확인했다.
MEL-18을 발현하는 유방암 환자들의 10년 간 생존율은 98%에 가깝고 치료 후 3년 이내 암 재발 확률도 5% 이내로 매우 낮은 양상을 보이는 반면, MEL-18 유전자가 소실된 환자는 항호르몬 치료에도 불구하고 10년 간 생존율이 60%에 불과하였고, 재발률이 30%에 도달했다.
한편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삼중음성 유방암에 MEL-18 유전자를 증가시키면 항호르몬 약제 타목시펜(tamoxifen)에 대해 항암 효과를 나타난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이는 MEL-18 유전자를 통한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된다.
공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난치성인 유방암인 삼중 음성 유방암 및 항호르몬 치료 내성에 대한 진단 및 표적 치료에 MEL-18 유전자가 표적 유전자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MEL-18 유전자의 유방암 진단 및 치료기술에 관해 특허출원을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