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온라인·모바일 결제대행업체(PG)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가 합병된다. 두 회사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게 되면 시가총액 1조원 규모의 대형 핀테크 업체가 탄생해 지급결제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핀테크 사업을 둘러싸고 국내 금융권과 IT업계 등에서 제휴 및 합병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번 합병을 계기로 국내에도 조만간 글로벌 '핀테크 공룡'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는 합병을 계기로 온라인 및 모바일 지급결제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글로벌 핀테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KG이니시스 관계자는 "아직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지만 두 회사의 시너지를 위해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 "IT부문은 이미 통합을 완료했고, 영업부문도 인력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G이니시스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36%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1위 PG업체다. 현재 신용카드와 휴대폰 결제 등 다양한 전자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실상의 자회사인 KG모빌리언스의 지분 48.6%를 보유하고 있다.
KG이니시스는 온라인 쇼핑몰 등 온라인상의 전자결제 서비스를, KG모빌리언스는 휴대폰 결제 중심의 사업을 각각 맡아 시장 상위권을 굳게 지키고 있다. 경쟁사로는 다날, LG유플러스 등이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핀테크 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간편결제서비스 활성화를 크게 앞당길 전망이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 결제시장을 동시에 선점하는 것은 물론 합병을 통해 새로운 간편결제 모델이 개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는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인 '케이페이(Kpay)'를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핀테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케이페이는 액티브X,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등 플러그인을 설치하거나 카드정보, 인증정보를 매번 입력할 필요없이 미리 설정한 비밀번호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가 이미 핀테크 수혜주로 선정된 만큼 합병을 통해 시가총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G이니시스의 지난 27일 현재 시가총액은 5808억원, KG모빌리언스는 3197억원에 달한다.
최근 PG 거래액의 증가에 힘입어 KG이니시스의 2015년 매출은 전년대비 42% 신장한 777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공통 업무부분을 통합하고 비용을 절감한다면 수익성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