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내국세 고정 지방교부금 제도 바꾸기로 청와대·기재부와 합의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청와대, 예산당국과 내국세에 고정돼 있는 지방교부금 제도를 변경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지방교부금 총량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밝혀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량을 줄이는 것이 지방교부금 제도 개혁의 목적이 아니라는 교육부의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학생수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내국세 고정 제도를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데서 드러난다.

내국세 고정 제도를 풀고 학생수 기준을 강화하면 총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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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내국세 고정 지방교부금제도 변경도 검토 방침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청와대, 관계부처와 조율 끝에 지방교부금 제도 개선과 관련해 결론을 내리고 ‘지방교부금 제도 개혁의 방향이 교육재정 규모의 총량을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부분을 걸러내 핵심 서비스에 투자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방향을 잡고 지방교부금 내국세 고정 제도를 바꾸기로 합의했다.

이는 교육부가 26일 내국세 고정 지방교부금 제도를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이라는 지적에 대해 교부금 총량을 축소하는데 중점을 둔 취지가 아니라고 밝히면서 내놓은 설명과도 일치한다.

교육부는 입장을 설명하는 자료에서도 내국세 고정 지방교부금 제도를 바꾼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일 전 청와대와 관계부처 조율 끝에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던 지방교부금 제도 개혁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현재의 내국세 고정 제도를 탄력적 방안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필요한 핵심 서비스에 투자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정리가 됐다”며 “교부금 총량을 줄이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핵심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방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로 고정돼 시도교육청에 배분돼 학교 운영비, 교사 인건비 등 교육 재원으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내국세 고정 지방교부금 제도가 허물어지면 과연 총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예산 당국에서부터 시작된 논리가 먹힌 결과로 경제논리에 치우친 기획재정부 등이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부금 총량을 줄이기 위해 내국세 고정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내국세 고정 지방교부금 제도가 바뀌게 되면 총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 교육계의 우려다.

대통령이 지방교부금 제도 개선을 언급한 뒤 교육부가 경제논리에 치우친 예산당국의 논리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급기야는 교육부 역시 탄력적 운영에 동조하면서 제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가 “재정부도 총량을 줄이는 것으로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고까지 설명할 정도로 관련 논의는 진척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지방교부금 개선 시도는 시도교육감 견제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 시도는 지방세 세수를 통해 80%를 자기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교육감은 국가로부터 받는 돈이 75%에 이르고 자체 수익은 수업료 정도로 책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나 도지사는 자체 수입을 가지고 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책임성이 높아 효율적인 운영을 하지만 교육감들은 국가의 돈을 쓰기만 하면서 무책임하게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시사하고 있는 말이다.

정부가 이처럼 지방교부금 내국세 고정 제도를 변경하기로 하고 결론을 내렸는데도 교육부가 교부금 총량을 줄이는 것이 중점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크다.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총량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 데 대해서도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방교부금 내국세 고정 제도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각 시도교육청 뿐만 아니라 교육계 일선 교사들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