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힘겨루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네이버가 다음카카오의 텃밭인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며 두 기업의 ‘전면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양대 포털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제 업계의 관심은 양사의 각축전이 국내 IT 산업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네이버가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는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 RPG ‘레이븐 with NAVER’는 25일 기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출시 이틀만에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석권한 이 게임은 역대 최대 매출까지 노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넷마블과의 두 번째 마케팅 제휴 게임인 ‘크로노블레이드’까지 성공한다면 모바일게임 시장의 ‘with NAVER’ 흐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를 바라보는 다음카카오의 시선은 복잡하다. ‘레이븐’의 흥행 성공으로 이른바 ‘탈 카카오’ 현상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게임에서 거두고 있는 다음카카오의 수익 구조를 감안할 때, 네이버의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은 성과 여부에 따라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의 핵심 사업을 노리는 네이버의 날카로운 포석은 핀테크에서도 목격된다.
오는 6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둔 네이버는 무료 예약 플랫폼(베타)을 공개하고 쇼핑검색을 강화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한창이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와의 정면승부가 예상되는데, 이미 4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우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모바일 강화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이상, 다음카카오와의 사업 중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검색광고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두 기업 모두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전락하기보다는 국내 IT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계에 직면한 기존 시장이 아닌, 모바일과 핀테크라는 미래 먹거리를 두고 벌이는 각축전이기에 관련 시장 확대와 인프라 확산 등 긍정적 효과가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애 IBK 연구원은 “국내에서 포털로서 확고한 지위를 가진 네이버는 e커머스 시장에서 오픈마켓이나 개별 쇼핑몰에 대해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며 “특히 네이버페이는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