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의 이번 방북은 통준위 차원이 아니라 국제보건의료재단 소속으로 이뤄졌다.
총 9명으로 구성된 국제보건의료재단 방문단 가운데 김 전 장관과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장연구실장, 이금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장 등 4명은 통준위 위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통준위 내에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모자(母子) 보건' 관련 인도적 협력 방안을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탁아소 및 의료지원 확대를 비롯한 모자보건 사업은 올해 정부가 중점 추진키로 한 대북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의 통준위 관계자들에 대한 방북 허용은 이례적이다.
최근 정종욱 통준위 민간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발언 논란을 북한이 문제 삼아 통준위 해체를 요구하는 등 비난 공세를 펼쳐왔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의 북측 인사와의 면담 계획에 대해 "누구를 만나자고 가는 것이 아니라 상황만 보러 가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보건의료재단 방북단은 개성공단 응급의료시설에서 일하는 우리측 진료인력의 안내로 북측 진료시설과 탁아소 등을 둘러보고 오후에 귀환할 계획이다.
개성공단에서 남북은 따로 의료시설을 설치하고 각자 자기측 인원에 대해서만 진료를 하고 있지만, 기초 의약품 지원 등 기본적인 협력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 측 인사인 김 전 장관을 활용해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매개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금번 방문 목적은 개성공단 보건의료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3월 초순경에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를 통해서 북측과 방북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통준위의 사회문화분과위원이 일부 포함 되어 있지만 이분들도 모두 보건의료 전문가의 자격으로서 개성공단 내에 보건의료에 관련된 실태 파악을 위해서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태 파악 결과가 어떤 사업으로 연결될지는 파악 결과를 한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북측 인사와 (별도로) 접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6개 주한외국계 경제인 단체 관계자 20명이 26일 개성공단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북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해외판로 지원과 투자여건 확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방문단은 개성공단을 찾아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주요기반 시설과 입주기업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