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모든 것은 결국 수익률이 말해준다. 아무리 좋은 학력과 경력 그리고 철학을 가지고 있는 펀드매니저가 운용해도 수익이 나쁘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펀드도 수익률을 기준으로 선별이 가능하다.
나쁜 펀드는 상대적인 수익이 저조하다. 지금처럼 초저금리 시대에 연 10%의 수익은 정말 훌륭한 성과다. 하지만 벤치마크나 유형 평균의 수익이 20% 수준이라면 이 펀드는 정말 형편없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즉,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아마 처음부터 나쁜 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는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좋은 펀드를 목표로 야심 차게 출발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초심은 사라지고 나쁜 펀드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근속 연수가 평균 4년10개월로 과거에 비해 늘어났지만 스타급 펀드매니저의 이직은 수익에 치명적이다. 운용이 잘되고 있는 펀드일수록 대표 매니저의 이직으로 나쁜 펀드가 될 수 있으니 예의주시해야 한다.
나쁜 펀드는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매스컴을 통해 놀라운 운용성과가 알려지면 자금이 빠르게 유입된다. 짧은 기간에 자금이 많이 몰린 펀드는 소외된 주식을 편입하기 시작하면서 움직임이 둔화되기도 한다. 이런 펀드에서 환매가 나오기 시작하면 장기간 나쁜 펀드로 전락하게 된다. 과거 이름을 떨쳤던 펀드들이 모두 자취를 감춰버린 이유도 환매 몸살과 펀드매니저의 교체 때문이다.
또 유명한 펀드일수록 견제가 심하다. 가치투자로 많은 자금을 모은 펀드에서 삼성전자를 포트에서 제외하기가 무섭게 삼성전자 매수가 유입되 150만원을 회복하는 걸 보면 다른 기관의 견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무엇보다도 피해야 할 나쁜 펀드는 불친절한 직원이 있는 운용사의 펀드다. 이따금 운용사에 전화해서 문의를 하면 펀드매니저를 연결해 주면서 의문을 해결해 주는 운용사가 있는 반면 상당히 불친절하게 응대하는 운용사도 있다. 이런 운용사의 펀드는 거들떠 보지도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