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호남 지지율이 30% 중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호(號)’가 호남의 약한 고리 드러냄에 따라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 승부도 쉽게 예단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3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남 유권자 가운데 ‘새정치연합을 지지한다’고 밝힌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새누리당은 16%, 정의당은 8%를 각각 기록했다.
전체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40% > 새정치연합 27% > 정의당 3% 등의 순이었다. 무당층은 30%로 집계됐다. 호남지역 무당층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치다.
◆與 대구·경북 51%로 가장 높아…野 과반지역 ‘제로’
서울에선 새누리당 40% > 새정치연합 29% > 정의당 3%, 인천·경기에선 새누리당 41% > 새정치연합 27% > 정의당 2%, 대전·충청·세종에선 새누리당 44% > 새정치연합 25% 등의 순이었다.
새누리당은 대구·경북에서 51%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새정치연합은 광주·전라(36%)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호남 시민 10명 중 4명가량만이 제1야당을 지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광주 서구을 보선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광주 서구을 보선에는 새누리당 정승·새정치연합 조영택·정의당 강은미·무소속 천정배 후보 등이 나선다.
‘야권 텃밭’이자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이 패할 경우 문재인호는 격랑 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이 광주 서구을 선점에 성공한다면, 문재인호의 반전 모멘텀 확보에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권노갑, 정동영 비난 vs 천정배 “野 엘로우카드”
광주 서구을이 재보선 승부처로 떠오르자 여야의 신경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포문은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열었다. 권 고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향해 “야권분열을 일으킨다면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관악을 보선의 대체카드로 정 전 장관이 거론되자 ‘야권분열’ 딱지를 붙인 셈이다.
권 고문은 “당 대표에 대선후보까지 했던 사람이 탈당해 재보선에 참여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 정치적 양심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참여정부 시절 정 전 장관의 정풍운동(정 전 장관 이외 무소속 천정배 후보·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이 주도)을 계기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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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 후보를 향해서도 거침없이 날을 세웠다. 권 고문은 “경기도 안산에서 4선 의원을 한 정치인이 광주에 출마한다는 것은 정치도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하지만 천 후보는 전날(19일) MBC 라디오 ‘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이 독점 기득권에 안주하고 무기력에 빠져 있다”며 “새정치연합에 엘로우카드를 보내고, 전체 야권을 변화시키라는 그런 역할을 해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이른바 ‘메기효과’를 들고 나왔다.
메기효과란 어항 속에서 미꾸라지들이 활력을 잃고 무기력에 빠져 있을 때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게 된다는 현상이다. 87년 체제 이후 지속된 거대 양당(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체제 타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야권 내부에서 호남 탈환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이들의 날선 공방전은 재보선 중후반으로 갈수록 정점을 향해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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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19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임의걸기)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