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정부가 '축구개혁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축구 굴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각 지방정부에서도 너도나도 축구공정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선 ‘축구팬’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베이징(北京)시는 이번 달 말 '축구발전 3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최근 보도했다. 초등학교 수업 커리큘럼에서 매주 한 교시 배정된 체육시간에 축구교육 실시, 초중등학교 축구전문학교 200곳 설립, 3개 국가급 축구실험구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밖에 장쑤(江蘇)성도 5년 내에 1000곳의 축구학교를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은 축구개혁방안을 다음 달 공표할 예정이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도 오는 2016년까지 모두 70개 미니 축구 경기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과도한 축구 열기가 보여주기 식의 전시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각 지방정부가 축구사업에 얼마를 투자하고, 축구장을 몇 곳 건설하는 등 통계 수치에 집착하면서 ‘축구 지상주의’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산둥(山東)성이다. 지난 16일 산둥성 청소년 체육업무회의에서 교육부의 캠퍼스 축구 사업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학생 농구·배구대회 개최를 중단하고 대학생 축구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은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른 스포츠를 배제하면서까지 축구를 띄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도 “시진핑한테 잘 보이려고?”, “전국민이 축구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도한 축구열기를 비판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허난(河南)성 뤄양(落陽)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축구공을 들고 ‘축구공 체조’를 하는 사진이 올려와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앞서 16일 중국 정부는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 50개조'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청소년 축구 인구 확대 ▲아시아 일류 수준의 프로축구 ▲남자 축구 대표팀의 아시아 선두 수준 실력 확보 ▲여자축구의 세계일류 강호 대열 복귀 등을 중기목표로 제시해 장기적으로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남자 축구대표팀을 세계적인 강호 대열에 편입한다는 것이 목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