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닛산·폴크스바겐·벤츠..." 중국 CCTV 외제차 줄줄이 '때리기'

2015-03-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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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CCTV 고발 외국계 자동차 기업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 매년 3월 15일 '소비자의 날'에 등장하는 '공포의 저승사자'가 올해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외국 기업을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국영 중국 중앙(CC)TV는 매년 이날 저녁 방영하는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인 '3·15완후이(晩會)'를 통해 특정 기업들의 서비스 불량, 속임수 판매 등 실태를 보도한다. CCTV에 의해 불량기업으로 낙인찍히면 대개 주가 폭락과 판매 급감 등 타격이 뒤따른다. 이 때문에 '3·15 완후이'는 기업들에겐 '공포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올해는 중국 부자의 전유물로 잘 알려진 호화 외제차 브랜드 '랜드로버'를 비롯해 둥펑닛산, 상하이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외제차 기업들이 걸려들었다. 해당 업체들은 서둘러 사과하고 대책을 내놓음으로써 향후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CCTV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변속기 결함을 지적했다. 차량이 고속 주행 도중 갑작스럽게 멈춰서는 등 변속기에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랜드로버사에서 변속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 부품으로 교체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CCTV 측은 소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변속기 결함 문제가 불거지자 랜드로버 측은 방송 직후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랜드로버는 성명에서 현재 해결방안을 적극 마련 중으로 지난 1월 19일부터 2014~2015년 레인지로버 수입산 모델에 대해 변속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당국에 해결방안을 이미 마련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향후 대리점들과 협력해 최단 시간내에 문제해결을 완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외국 자동차 기업 대리점들의 수리비 부풀리기 의혹도 제기됐다. CCTV는 둥펑닛산, 상하이폴크스바겐, 벤츠 대리점에서 고장과 관계없는 부분까지 수리하며 거액의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톈진·허베이·허난·안후이·상하이 저장 등 7개 성(省)·시(市) 지역에서 둥펑닛산, 상하이폴크스바겐, 벤츠 4S 대리점의 애프터서비스(AS)를 22차례에 걸쳐 방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리비 부풀리기 행위가 16차례 일어났다고 CCTV는 고발했다.

이에 대해 둥펑닛산 등 해당 업체들도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둥펑닛산은 이날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 공식 웨이보를 통해 즉각 전문 업무팀을 꾸려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 AS 서비스 관리감독을 강화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상하이 폴크스바겐 역시 성명발표를 통해 향후 대리점의 AS 서비스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사과했다. 

이처럼 3·15완후이가 소비자 권익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발대상이 외국계 기업에 편향돼 자국 기업을 측면 지원하려는 의도를 지닌 `외국 기업 때리기'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중국 3.15 완후이 고발 주요 외국계기업[자료=중국 CCTV]


실제로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서 고발된 니콘이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며 홍역을 치렀다.  애플과 폴크스바겐, 까르푸, 맥도날드 등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1년엔 우리나라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품질 문제가 지적돼 해당 타이어를 리콜 조치하고 경영진이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CCTV는 이런 비난을 피하고자 자국 기업을 살짝 공격하기도 한다. 올해 역시 차이나모바일의 전화회선 불법 개통, 차이나유니콤의 휴대폰 실명제 불이행, 샤오페이양(小肥羊) 등 유명 훠궈(火鍋 중국식 샤브샤브) 업체의 불량식품 의혹 등도 함께 방송해 약간 구색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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