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정찬영 PD, 김경옥 작가, 배순탁 음악 작가, DJ 배철수가 참석했다.
이날 배철수는 "25년 전 내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자는 젊은층이었다. 그런데 25년이 흐른 지금도 '배철수의음악캠프'의 청취자는 3,40대 그리고 20대가 주다"라며 "대한민국 라디오 프로그램 중 '배철수의 음악캠프'만큼 청취층이 다양한 건 없을거다"라고 전했다.
선곡 담당 배순탁 작가도 "신청곡이 굉장히 많다. 선곡 기준은 당연히 19금은 틀 수 없고 신청곡 위주로 곡을 선택한다"며 "배철수라는 DJ를 돕는 보조 역할이니까 항상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젊은 이미지를 남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선곡을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팝은 동시대적 창구라고 생각한다. 과거부터 최신 팝까지 다양하게 다루는 방송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프로그램 사랑을 드러냈다.
이어 배철수는 프로그램이 25년간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너무 오래했다고 생각하긴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밴드를 하고 있었고, 잠깐 하다 말겠지 싶었다. 그런데 음악 소개하는 일이 굉장히 재미있더라. 그래서 과감히 음악 활동을 접고 음악 소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며 "'1년만 넘기자' 하고 시작했던 게 여기까지 왔다. 초반에는 생방송 중에 사고칠 것 같다는 말도 들을 정도로 방송환경이랑 맞지 않았다. 하지만 하다보니까 이렇게 됐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또 개편을 언급하며 "개편하면 또 6개월 단위로 프로그램을 맡게 되는데 그러면 6개월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프로그램에 임한다"고 덧붙였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삶' 자체라고 표현한 그는 "지금 나에게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떼놓는다면 남는 게 없을 정도다. 다른 어떤 일도 라디오를 진행에 방해가 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음악캠프를 그만두게 되면 여행을 가야지, 뭘 해야지 하는 계획을 세워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이따가 올라가서 방송해야지' '이번 주는 선곡을 어떻게 해야지' 하면서 그때그때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성실'과 '솔직함'이 무기인 배철수는 자신이 떠난 '음악캠프'를 상상하며 "내가 맡지 않는 '음악캠프'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그렇게되면 '음악캠프'는 영구 폐지시키고 아예 다른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정 PD 역시 "배철수 씨가 말하는 영구결번 주장에 한 표를 보탠다"고 전했다. 25년간 라디오 DJ의 사명을 다하며 성실함으로 승부한 배철수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어 팝을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 음악 활동하는 사람들도 팝을 들은 사람들이다. 팝을 듣지 않고 우리 음악 안에서 복제 생산한다면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우리의 것도 소중하지만 밖으로 열려있는 창문을 닫아서도 안된다'고 멋진 말을 전한 배철수는 "팝을 20세기의문화로 접근해야지 극단적으로 어느 한 나라의 음악이라고 접근하는 건 옳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좋은 음악이 들리고 디제이의 실없는 농담에 피식 웃을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한다. 그게 우리 프로그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존재 이유를 전한 배철수. DJ라는 직업에 소명을 느끼는 그가 있었기에 25년의 역사가 쓰여진 것 아닐까.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5주년을 맞아 오늘 13일부터 국내 최정상 밴드 12팀의 공연을 실황생중계하며, 방송 만 25주년이 되는 19일이 속한 주에 소소한 특집들을 마련했다. 매일 저녁 6시 MBC FM4U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