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영국에서 판매하는 담뱃갑이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일될 전망이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11일(현지시간) 자국민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담뱃갑 단일화 법안을 찬성 367표, 반대 113표로 통과 시켰다. 이로써 법 시행까지 상원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
영국의 흡연율은 지난 2013년 기준 영국 성인 남성이 22%, 여성이 19%로 집계됐다. 또 매년 11~15세 청소년 가운데 20만 명이 흡연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난해 담뱃갑 단일화가 흡연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법안을 추진했다. 시릴 첸틀러 소아과 의사는 표준화된 담뱃갑이 흡연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고 건강을 위한 경고 문구도 돋보이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방송은 이미 영국 전역에서 이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일스도 뒤따를 것이라는 입장이며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도 같은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아일랜드가 이달 초 유사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호주는 이미 2012년부터 담뱃갑 단일화를 시행하고 있다.
담뱃갑 색깔로는 어두운 녹갈색 같은 짙은 색이 거론되고 있다. 짙은 바탕색이 흰색 등 밝은 색 보다 경고문구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폐(허파) 재단의 CEO를 맡고 있는 페니우즈 박사는 단일화 법안 통과에 대해 “기쁘다. 담배 회사는 새로운 흡연자를 포섭하기 위한 화려한 포장을 사용할 권리를 마침내 잃게 될 것”이라며 “상원에서 이 법안에 최종 승인 도장을 찍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배제조업체협회는 “담뱃갑 단일화 법안이 흡연을 줄일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흡연자 로비 단체의 사이먼 클라크 “흡연자들은 이미 담배와 관련된 건강 위험을 잘 알고 있다”며 “담배포장을 단일화하는 것은 어떠한 변화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술과 당분이 함유된 음료 포장도 통일 할 것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