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아이핀 해킹 후폭풍…대규모 탈퇴 이어 주민번호 개편론까지

2015-03-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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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뒤늦게 대국민 사과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최근 발생한 공공아이핀 시스템 해킹 사고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10일 행정자치부와 보안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공공아이핀 시스템이 해킹 공격을 받아 75만건이 부정 발급됐다.

공공아이핀 시스템 공격 사실이 공개된 지난 5일과 6일 오후 6시까지 탈퇴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하루 탈퇴 인원이 100명을 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행자부는 이날 공식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부가 시스템 공격을 인지한 지 8일, 발표한 지 5일 만이다.

행자부는 외부 보안전문기관에 의뢰해 사고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안강화대책을 조속히 수립하기로 했다.

또 보안전문 업체에 맡겨 공공아이핀 시스템 구조·성능과 관리·운영상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 결과를 근거로 시스템 고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행자부는 공공아이핀이 민간 아이핀과도 연동돼 있는 점을 고려, 시스템 전면 재구축보다는 현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사과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사태로 아이핀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대체수단으로 홍보해왔던 정부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따라 주민번호 개편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번호가 유출돼 생명이나 신체 또는 재산상 중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인정될 경우 주민번호를 바꿀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주민등록법 일부개정안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돼있다.

주민번호 개편론을 주장하는 쪽은 이미 지난해 해킹으로 1억건이 넘는 신용카드 3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각종 포털에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주민번호를 구할 수 있는 현실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주민번호 개편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예산상의 걸림돌이 있다. 정부가 지난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함께 발표한 주민번호 개선방안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민번호 개선을 위한 정부예산이 6700억원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주민번호 체제 개편을 주도할 전담 부처가 없다는 점도 현행 유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담당하는 부처가 행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해볼 필성은 있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 등 현실적인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혼란도 크고 전면 개편보다는 보완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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