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박현준 기자 =삼성전자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3년만에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미국법인인 삼성전자 아메리카(Samsung Electronics Americar·SEA)가 지난해 3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아울러 모바일 판매 법인인 삼성전자 텔레커뮤니케이션 아메리카(Samsung Telecommunications America·STA)의 실적 역시 절반 이하로 반토막 나면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 3년만에 적자(가전)·하락세(모바일)
9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인 SEA는 지난 2014년 매출액 14조760억원, 당기순손실 8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에서 순손실로 적자전환한데다, 매출역시 전년대비 하락한 기록이다. SEA의 2013년 매출은 14조3210억원, 당기순이익은 706억원이었다.
갤럭시 시리즈 등 미국 내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판매를 주로 담당하는 STA의 실적도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4년 STA의 매출은 23조23억원, 당기순이익은 662억원으로, 전년 매출 21조3877억원에 비해서는 상승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735억원에서 61.8%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STA가 미국시장에서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기록이기도 하다. 2012년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갤럭시S3 시리즈를 출시한 해다.
STA는 각각 2012년 461억원, 2013년 1098억원, 2014년 17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5가 부진하고, 경쟁사인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실적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모바일 부문인 STA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 토드 펜들턴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북미지역의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STA를 SEA로 흡수해 단일 법인으로 운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절치부심’삼성전자, 갤럭시 S6로 명예회복 노린다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6’의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7483만대, 시장점유율은 20.4%로 삼성전자(7303만대, 19.9%)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고급형 시장에서 애플에 뒤지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인도 업체에 쫓기며 스마트폰 매출이 줄어전체 실적도 부진했다.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 S6의 흥행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갤럭시 S6 공개 이후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우선 지난 갤럭시 S 시리즈와 차별화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메탈과 글래스의 상반된 소재를 융합했고, 함께 공개된 ‘갤럭시 S6 엣지’는 양면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S6과 S6 엣지는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만든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했으며 타임지는 “삼성전자가 이전 스마트폰과 달리 갤럭시S6의 디자인이나 매력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 미디어의 에디터들을 초대해 ‘테이스팅 나잇 위드 갤럭시’행사를 열고 패션 업계와 협업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애플페이의 NFC(근거리무선통식)기능뿐 아니라 MTS(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까지 지원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삼성페이’도 관심거리다. 핀테크(금융과 IT업 합성어) 열풍이 불며 경쟁사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와 함께 핀테크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한국IDC 이영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출하량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하지만 최종적으로 회사의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돼 경쟁사만큼 선전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