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김영란법보다 센 일명 '박원순법'의 첫 판단이 연기됐다.
9일 서울시는 작년 8월 박원순법을 시행한 뒤 처음 비위가 적발된 공무원의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 개최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세무직 공무원 A(56) 팀장은 지난해 10월 퇴근 후 민간업체의 세금 관련 조사를 나갔다가 현금 3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관은 올해 1월 강도높게 자체 감사를 벌여 A 팀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했고, 이날 오후 예정대로 인사위가 열렸다면 박원순법의 시험대가 될 예정이었다.
당시 A 팀장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고, 시 감사관은 재감찰을 통해서 재차 중징계를 건의했다. 앞서 서울시 감사관은 A 팀장이 해당 업체 직원으로부터 30만원을 받고 5일 뒤 돌려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인사위원회 연기와 관련해 서울시 측은 감사원이 A 팀장 등의 징계 절차를 앞서 시 조사과에 요청했으며, 이를 인사과로 통보하면서 인사위는 잠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인 박원순법은 "직무와 관계없어도 1000원 이상 금품·향응을 받은 경우 감봉 이상 징계한다"는 한층 강화된 내용이다.
한편 서울시 내부에서는 A 팀장의 금품수수 및 처벌에 대해 직무 관련성에 더해 돈을 건네받아 징계가 불가하다는 판단과, 반면 한 차례 실수로 파면 또는 해임은 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