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 1년간 전 임직원이 화합해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경부·호남고속철도 건설과정에서 축적한 핵심 기술력을 활용해 민간기업과 고부가가치의 해외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수익 과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지난달 18일 취임 1년을 맞은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난 9일 세종시 공단 이사장실에서 가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어려움도 많았으나,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명감, 애사심을 바탕으로 보람찬 한 해를 보냈다"고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안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강영일 이사장은 우선 지난 1년간의 실적으로 철도공단이 지난해 목표치(9802억원)를 웃도는 1조2086억원 규모의 부채를 감축하 점을 꼽았다.
그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부채 감축에서 목표 대비 23%를 초과 달성했다"며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방만경영 해소를 인정받아 공공기관 정상화 우수기관으로도 선정됐다"고 말했다.
비리 척결과 청렴 문화 확산도 그가 내세우는 성과다.
그는 "공단 존폐를 위협했던 철도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분야의 업무 절차와 각종 제도를 재검토해 4대 분야 33개 개선과제를 발굴, 종합개선대책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각계 외부 전문가 자문, 국민권익위의 기관 맞춤형 제도개선 컨설팅도 포함됐다.
임직원의 경우 청렴 의지 다짐대회, 전 간부진 청렴연수원 입소 교육 등을 전사적으로 실시했다. 그는 "특정학교 출신이 부서에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탕평인사를 단행하는 등 소위 '철피아'의 오명을 벗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공단 본연의 임무도 잊지 않았다. 철도공단은 설계 경제성 검토(VE), 시공방법 개선 등을 통해 지난해 1조1927억원 예산을 절감했고, 호남고속철도 등 철도망 구축, 안전·품질관리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특히 호남고속철도는 서울(용산)~광주 구간을 현재보다 66분 단축된 93분 만에 이동함으로써 전 국토의 반나절 생활권이 실현될 예정이다. 충북 오송에서 전남 목포까지 고속전용선을 건설하는 이 사업은 기본계획에 따라 1단계 오송~광주송정(연장 182.3㎞) 구간이 먼저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강 이사장은 "현재 개통 날짜를 조율 중인 가운데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됐던 4월 1일이 유력시되고 있다"며 "내년 수도권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오송역을 중심으로 전국이 하나의 도시권으로 통합되는 교통혁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해외수입에 의존했던 철도 주요 자재를 100% 국산화하고, 성능이 개선된 신형 고속차량을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하는 등 철도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까지 건설 경기 활성화에 주력"
공단은 올해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철도건설 사업비를 포함한 총 7조4709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강 이사장은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방침에 부응하기 위해 상반기 중에 4조9585억원(62.2%)을 조기 집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경제성장 전망에 따른 상·하반기 경기진폭 완화와 경기 활성화의 불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현장 근로자까지 공사대금이 적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재정점검단을 통해 집행상황을 상시 점검하는 등 동반성장 문화 확산과 공정거래 확립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세월호 이후 부각된 안전관리와 관련해서는 철도안전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안전관리시스템, 열차운행, 유지관리 등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여건과 분야(노반·건축·전기·궤도), 직책(현장관리자, 장비운전원, 현장근로자 등)에 따른 맞춤형 안전교육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
그는 "건설현장 재해율 0.083% 달성을 위해 공단·감리·시공사 등이 위험요소 해소에 대한 파트너링을 강화했다"며 "소규모 건설현장(전기·궤도·건축 등)의 협력업체 직원을 안전·품질지킴이로 선정해 점검 활동도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의 실천 과제에 대해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먼저 호남고속철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수도권고속철도 등 국민과 약속한 대형 철도건설 사업을 적기에 개통해 명실상부한 전국 90분대 반나절 생활권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안전 측면에서는 스크린도어 설치 등 8522개소의 철도시설물을 개량해 2013년 8.3%의 시설개량률을 2017년 47.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의 고질적인 문제인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수서역세권 등 적극적인 자산개발, 국유재산 활용, 해외사업을 통해 2년 후 6743억원의 사업수익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유로운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임직원이 핵심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일의 가치를 높이고 불필요한 일은 줄이는 운동을 실시하고, 윗물정화 운동 등 청렴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각오다.
그는 "올해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철도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데 임직원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