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시즌 미국LPGA투어 대회의 우승상금을 앞에 두고 나란히 선 (왼쪽부) 리디아 고, 박인비, 스테이시 루이스. 박인비는 8일 끝난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두 선수보다 파5홀 버디가 적은 데도 실수를 적게 하는 전략으로써 우승했다,
[사진=미국LPGA투어 홈페이지]
프로골퍼들에게 파5홀은 기회의 홀이다. 웬만한 파5홀에서는 웨지로 서드샷을 하기 때문에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PGA 투어프로들의 경우 파5홀 버디 확률이 약 50%에 달한다. 파5홀이 네 개 있다면, 한 라운드에 그 중 두 곳에서는 버디를 잡는다는 얘기다.
8일 끝난 미국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는 그러나 파5홀에서 잘 하는 선수가 꼭 우승한다는 보장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최종일 챔피언조로 편성된 세계랭킹 1∼3위 리디아 고(18·고보경), 박인비(KB금융그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보자. 결과는 박인비가 우승, 리디아 고가 2타차로 2위, 루이스가 4타차로 3위였다.
박인비는 나흘동안 버디만 15개 기록했다. 그 가운데 파5홀에서는 6개 잡았다. 파5홀 버디 확률 37.5%로 톱랭커들의 평균치 이하다.
그 반면 리디아 고는 파5홀에서 11개의 버디를 솎았다. 파5홀 버디확률 68.75%다. 루이스는 7개의 버디를 파5홀에서 잡았다.
박인비의 나머지 버디 홀은 파4홀이 6개, 파3홀이 3개다. 비교적 고른 분포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어프로치샷 그린적중률이 91.7%에 달했다. 나흘동안 맞이한 72개 홀 가운데 66개 홀에서 첫 퍼트로 버디시도를 했다는 뜻이다.
박인비는 파5홀에서 무리하게 버디를 노리다가 보기를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공격적이기보다는 방어적인 게임운영을 했다는 얘기다.
물론 72홀 동안 보기가 단 하나도 없는 점에서 보듯, 실수를 최소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골프에서는 버디가 우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실수를 적게 해 보기를 안 하는 것도 우승으로 가는 길임을 박인비는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