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이 이번 사건을 두고 '응당한 징벌'을 운운하면서 미국의 대북인식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남녘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반응에 대해 우리 정부는 즉각 "테러에 반대한다는 북한의 대외적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개탄스럽다고 비난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 "지금의 북미관계가 반영된 반응이었겠지만 헛발질도 이런 헛발질이 없다"면서 "인도주의적 사안인데 위로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아쉬워했다.
이미 축소된 남북 민간교류의 위축도 예상된다.
리퍼트 대사는 민화협이 주최한 행사에서 공격을 당했다. 이 여파로 홍사덕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민화협은 큰 위기에 몰렸다.
민화협은 1998년 '민족화해협력과 평화통일'을 기치로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각계 단체들이 모여 출범한 협의체로, 남북 민간교류의 중심 역할을 맡아 왔다.
민화협은 올해도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공동 문화행사와 협력사업들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최근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남북 당국간 협의가 꽉 막힌 상황에서 민간 교류를 통해 분위기를 만든 뒤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도 실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미 군사훈련이 끝나면 남북 민간단체 간에 6·15 행사와 8·15 행사를 어떻게 치를지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는데 준비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범인 김기종씨가 추후 조사에서 북한에 경도됐다는 점이 확인되고 행여나 관련돼 배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남북관계에는 커다란 악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