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문화보(新文化報)는 2일 양회 대표(전인대 대표와 정협위원) 5600여명(2014년기준) 중 36명이 중국 100대 재벌이라고 보도했다. 신문화보는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胡潤)연구소에서 발표한 2014 100대 부자 순위를 참고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 부자 대표 36명이 가진 재산은 모두 1조2000억 위안(약 210조27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베트남 연간 국내총생산액(GDP)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베트남 연간 GDP는 2014년 국제통화기금(IMF) 집계 기준 1878억 달러, 중국 돈으로 1조1800억 위안 정도다.
특히 이중 리허쥔(李河君, 정협 위원) 한넝(漢能)그룹 회장, 쭝칭허우(宗慶後, 정협위원) 와하하(娃哈哈)그룹 회장, 마화텅(馬化騰, 전인대 대표) 텐센트(騰訊 텅쉰) 회장, 리옌훙(李彦宏, 정협위원) 바이두(百度) 회장의 재산은 각각 1000억 위안(약 17조원)이 넘는다.
부자 대표들이 그간 양회에 참석해 한 발언이나 제안들도 매번 이슈가 된다.
지난해 쭝칭허우 회장은 국유기업 직원들의 지분 보유제 추진, 연금보험제도 개혁, 공무원 인원 감축, 분유관리감독 완비 등과 관련한 안건을 내놓았다. 리옌훙 회장은 온라인 교육 육성을 통해 교육 평등 실현을 촉구했다. 또한 쉬자인 회장은 교육부가 직접 청소년 축구를 관할할 것을 제안했으며, 마화텅 회장은 인터넷을 통한 식품안전관리감독을 제안했다.
하지만 부자 대표들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정계에서 자신의 업계에 유리한 정책을 추진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잇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장타오웨이(張陶偉) 교수는 “(부자 대표들은) 보통 양회 때마다 자신의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데 불과하다"며 “이들은 스스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만큼 양회를 위해 민생 조사를 하는 등 좀 더 민생 영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02년부터 자본가계급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면서 중국 기업인들은 양회 대표로 중국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부자들의 양회 참석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부자들의 클럽모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아닌 중국 전국관상(官商)대표대회' 등 부자들의 잔치라는 비난 섞인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