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두며 규모를 키워온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차세대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인지도 상승과 함께 보유 지분 차익 등의 이득을 얻을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와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호반건설은 이날 오전까지도 정황을 살피다가 매각 주관사에서 정한 마감시간인 오후 2시 이전에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대한전선의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최근 쌍용건설 인수경쟁에 참여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되는 등 구조조정 중인 기업이 인수 대상자로 수차례 물망에 오른 적이 있다.
1989년 설립된 호반건설은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다. 최근 2~3년간 분양시장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두며 기업 위상을 키웠다. 2010년 62위에 그쳤던 시공순위는 2013년 24위까지 올랐고 지난해에는 15위로 9계단이나 올라갔다.
호반건설이 인수합병 참가자의 단골로 이름을 올리는 이유는 최근 호황인 분양시장 분위기가 언제 식을지 모르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않겠냐는 시각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주택사업에서 과도한 부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호반건설은 분양단지의 잇단 완판으로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도 두둑하게 준비했다. 호반건설의 2013년 말 기준 매출액은 약 1조1935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1357억7531만원, 당기순이익은 1091억3897만원이다. 이익잉여금만 약 6000억원이다. 현재 금호산업의 인수금액은 최고 1조원까지로도 예상되고 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총 매출액 2조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공공사업 비중이 큰 금호산업과 함께 민간 분양과 토목 등 공공공사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금호산업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실상 국적항공사까지 보유하게 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은 약 5조8000억원, 영업이익 981억원, 당기순이익 627억원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확언한 만큼 박 회장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며 “(호반건설이)인수전에서 승리하게 되면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사용할 경우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때에도 호반건설은 높아진 회사 인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사업 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여기에 지난해 사들인 지분의 차익 상승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준 금호산업의 주식은 2만6350원으로 장 마감됐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11월 12일 취득한 금호산업 보통주 171만4885주의 당시 취득금액은 약 204억5000만원이다. 1주당 취득단가는 1만1926원으로 불과 석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편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는 LOI를 제출한 투자자 중 일부를 선정해 실사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