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일가족 칼부림에서 세종시 총기난사까지...정신질환 의한 '살인' 잇따라

2015-02-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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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조절 장애, 피해망상 등 살인으로 이어져...상담·치료 센터 등 사회적 장치마련 시급

▲최근 분노 조절 장애, 피해 망상 등 정신질환으로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분노 조절등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25일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에서 50대 남성 강모씨가 엽총을 난사하며 3명이 사망하고 사고가 발생했다. 강씨가 총기를 난사해 죽은 피해자는 전 동거녀 여성 A씨(48)의 아버지와 오빠였으며 나머지 한명은 A씨의 현재 동거남이다. A씨의 오빠가 운영하던 편의점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강씨는 머리 부위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 결과 사실혼 관계였던 강씨와 A씨는 관계를 정리하고 편의점 투자 지분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돈 문제 등으로 강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충남 천안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로 일가족 등 4명을 찔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가해자이자 이 아파트 6층에 살고 있던 고모(31)씨는 베란다 쪽에 설치된 가스 배관을 타고 8층에 침입해 새로 이사온 박씨(57)씨네 가족 3명을 흉기로 찔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서도 부인 윤모(29)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박씨는 사망했고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고씨는 3년 전부터 의처증이 있었고 범행 3일 전부터 '국가정보원이 도청장치를 설치해 감시하고 있다'며 불안증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씨는 지난 21일 '이상한 사람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상한 사람이 나를 죽이려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등 피해방상 증상을 보였다.
최근 분노 조절 장애, 피해 망상 등 정신질환으로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정신보건기관 입원·입소 정신질환자수는 총 8만4336명으로 △정신의료기관 6만9511 △정신요양시설 1만0951명 △노숙인시설 3874명 등으로 나타났다. 기본형정신건강증진센터 등 지역사회재활기관 등록자수는 △2011년 6만4189명 △2012년 7만887명 △2013년 7만6162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정신보건기관에 입원하거나 지역사회재활기관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이들은 조현증, 우울증, 조울증, 알코올 중독, 정신지체, 치매, 분노 조절 장애, 피해 망상 등의 진단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상대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간헌적 폭발성 장애'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분노 조절 장애인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고 부수는 행동 등의 징후를 나타낸다. 특히 분노를 폭발시킨 후에야 고도의 긴장감이 해소되는 특징을 보이고 일순간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달 13일에는 40대 남성 김상훈씨가 경기도 안산의 가정집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고 전 부인 A(44)씨의 남편 B(46)씨와 A와 B씨의 막내딸 C(16)양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A씨가 만남을 거부하고 전화를 받지 않자 B씨와 함께 사는 자녀들을 인질로 잡고 A씨를 유인하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경찰과 대치 하던 김씨는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A씨와 B씨의 막내딸 C(16)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에 체포 된 후에도 "(경찰의 잘못은) 막내딸 죽을 때 오히려 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더 답답하게 만들었고 흥분시켰다.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없어 장난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을 죽일 명목(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대한 프로파일러 면담과 사이코패스 평가에서는 '처의 행동과 사고까지 통제하려는 망상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낮은 죄책감 등 공감능력 결여, 교활함과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폭력성 등 반사회적 성향이 나타나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자로 추정해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신질환자가 극한 상황으로까지 치닫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분노를 조절 하는 방법을 익히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어린시절 가정에서 심체적, 정서적, 언어적 폭력을 당했거나 그러한 환경에 방치된 경우 분노조절 장애 등 정신질환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며 "이는 자신 스스로 분노를 조절 하는 방법을 익히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현재 스스로 정신상 문제를 파악하거나 도움을 받을 만한 시설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정신질환에 대한정보와 인식 부족은 빠른 치료적 접근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어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 및 치료를 연계해주는 센터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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