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증권사 복합점포 개설 허용 확대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앞으로 금융지주사에 묶여 있지 않은 증권사도 계열사와 복합점포 형태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증권사의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개인연금신탁 운용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우선 개정안은 금융지주회사에 속하지 않는 금융투자회사가 고객과 대면해 상담, 안내, 투자권유, 계약체결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이하 공동상담공간)을 계열사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벽이나 칸막이로 계열사를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는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해 이미 사무공간 공동이용이 허용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농협은행이 광화문에 칸막이를 없앤 복합점포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 개정안으로 이러한 복합점포 적용범위가 더욱 넒어진 것이다.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공동상담공간에 출입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의 사무공간을 경유하는 것도 허용된다. 다만 공동상담이라는 이용목적 외에 다른 목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은 계열사 이해상충 방지 차원에서 앞으로도 금지한다.

다른 증권사를 인수·합병하는 증권사에 대해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의 집합운용도 허용했다.

단, M&A에 따라 증가하는 자기자본이 1000억원 이상에 자기자본의 20% 이상이거나, 3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이는 2018년 3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M&A 증권사는 인수·합병일로부터 3년간만 개인연금신탁 신규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 이미 출시한 상품에 대한 신규고객 유치와 집합운용은 3년이 지나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금중개회사의 콜 거래 중개 및 주선범위를 은행과 일부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대폭 제한했다. 이로써 콜머니·콜론 시장 참여자에서 제2금융권은 모두 빠지게 됐다.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단기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환매조건부채권(RP)시장과 전자단기사채 등 대체시장 활성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검은머리 외국인에 대한 규제도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공모주 기관물량 배정 등을 통해 국내 증권에 투자할 목적으로 내국인이 해외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외국인투자등록을 신청하는 경우 투자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키로 했다. 사후적으로는 외국인투자등록 취소까지도 가능하게 됐다.

이 밖에도 개정안에 따라 은행에 대한 실버뱅킹 업무 허용, 국내 판매가 중지된 외국 집합투자증권의 등록취소 절차가 마련됐다. 또한 증권사에 신용거래 계좌를 개설할 때 100만원의 보증금을 납입하도록 하는 계좌개설보증금제도를 폐지했다.

이명순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공포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시행령 개정안에서 위임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도 시행령 시행시기에 맞추어 고시․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