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담배 정책 … 사면초가 몰린 ‘담배 정부’

2015-02-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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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전운 기자 = 노인용 저가 담배 발언을 계기로 정치권과 정부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을 위한 비정규직 담배, 20대 소년소녀 가장 담배, 대학생 담배 등도 만들어야 한다며 비아냥 거리고 있다. 

연초부터 논란이 됐던 담뱃값 이슈는 설 연휴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외국계 담배업체들은 연휴 동안 면세점 담뱃값을 인상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반기를 들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익기금에 왜 돈을 내야 하는지 강한 의문을 표한 것이다. 결국 외국계 업체들의 항의에 정부는 면세점 담배값 인상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같은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아직 남아 있는 중요한 '담배 이슈'도 함께 사장될 처지에 놓였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담뱃값을 인상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 특히 외국계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정부는 애초 면세점 담뱃값을 1900원에서 2700원으로 올릴 계획이었다. 인상금액 800원 중 절반인 400원을 공익기금을 출연토록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담배업계는 "세수확보에 눈이 먼 정부가 또다시 꼼수를 부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담배업계는 1갑당 400원의 공익기금을 출연하라는 요구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저소득층과 노인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제시했던 저가 담배 방안도 결국 백지화됐다. 국민 건강을 명분으로 담뱃값을 올려놓고, 이제와서 서민 부담을 줄이겠다며 저가 담배를 출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정책 제시 1주일만이다.

저가 담배 논란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기존 담배보다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검토해 볼 것을 당 정책위원회에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정책은 일관성 있게 가야지 국민들이 불신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일관성 없는 정책은 국민의 불만만 키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유 원내대표는 "검토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며 "당장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상황이 이렇자 아직 남아 있는 중요한 담배 현안들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담배값 경고 그림 삽입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보여준 일처리 방식으로는 제대로된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담배 경고 그림 삽입은 당장 24일에 국회에서 결정을 해야될 사안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수년째 계속 논의 중이어서,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국민들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저가담배 정책으로 역풍을 맞자, 경고 그림으로 또다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정치권을 비난할 정도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소송 역시 이번 담배값 논란으로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공단이 "흡연 폐해의 책임은 담배회사에 있다"며 담배 4사에 570여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갈팡질팡 정책은 결과를 낙관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담배업계 관계자는 "세수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진행한 정책과 정치권의 표심잡기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이로 인한 부담은 서민들과 담배업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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