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제임스 한(34)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PGA투어에서 ‘강남 스타일’ 말춤으로 유명했다.
그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한창 유행이던 2013년 피닉스오픈 4라운드 16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고 나서 즉석에서 강남 스타일 말춤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2년. 투어에서 그저그런 선수 중 한 명이 돼 가던 제임스 한이 마침내 23일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제임스 한은 이 우승으로 2주 후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챔피언십과 4월 둘째 주 열리는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었다. 그가 ‘메이저급 대회’인 WGC에 나가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도 그는 “캐딜락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아이의 이름도 지어야 하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이었으나 아내와 태어날 딸을 걱정해서 그런 듯하다.
그는 이 대회 전까지만 해도 “톱5에 들면 아내에게 새 차를 사줄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2005년형 폭스바겐 승용차를 13만 마일이나 달리며 그를 내조해왔기 때문이다. 제임스 한은 이번에 120만6000달러(약 13억4000만원)의 상금을 받았으니 아내에게 새 차를 선물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주위에서 제임스 한에게 “딸의 이름을 ‘노던 트러스트’라고 짓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자는 그는 “좀 길다. ‘NTO’를 미들 네임으로 쓸 수는 있겠다. 아내와 의논해 ‘리비에라’라고 짓는 것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린 코스가 리비에라CC다. 제임스 한은 이제 투어의 버젓한 챔피언이 됐다. 그것도 투어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한 대회에서, 연장 세번째 홀 명승부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그의 이미지는 ‘강남 스타일’에서 벗어나 ‘미국PGA투어 챔피언’으로 각인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