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주 원내대책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저가담배 도입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 데 대해, 야당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여당 의원들도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3선의 정우택 의원은 2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건강 때문에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했는데 다시 저가담배를 도입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보다는 증세가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신을 가져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마디로 정책은 일관성이 있게 가야지 국민이 불신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일관성이 없는 (담배) 정책은 국민의 불만만 키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나쁜 정책보다 더 나쁜 정책은 일관성이 없는 정책"이라면서 "담배정책도 우리가 신중해야 한다. 금연정책을 하다가 자칫 우리 스스로 증세정책으로 둔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의원은 야당을 향해 "연말정산과 마찬가지로 담뱃값 인상 문제도 합의할 때는 여야가 다 같이 해놓고 조금 상황이 불리해지면 발뺌정치를 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저가담배 얘기는 결국 정책당국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정치권은 어차피 표를 먹고 산다고 하지만 너무 소탐대실하는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원내지도부는 검토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진화에 주력했다.
유 원내대표는 논란이 격화되자 "저가담배는 당장 추진할 것도, 또 지금 취소하거나 백지화할 문제도 아니다"면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담뱃값 인상을 할 때 국민 건강을 생각해서 인상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서민과 수입이 적은 어르신들을 위한 묘안이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를 꺼낸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