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해 ‘심장’ 공유한 엔씨소프트․넷마블 “경영권 분쟁? 지금은 더 큰 그림 필요할 때”

2015-02-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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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심장’을 공유했다. 모바일과 글로벌이라는 두 가지 미래 전략을 위해 지분을 맞교환한 양사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는 1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각각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상호 지분 투자 및 글로벌 공동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경영권 분쟁과 상관없어, 양사 미래 위한 전략적 선택”

우선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신주 9.8%(2만9214주)를 3800억원에 매입한다. 주당 1300만원에 달하는 넷마블 주식의 가치는 삼일회계법인(PwC)의 기업 가치 평가에 따라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4대 주주로 올라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제공-엔씨소프트]


넷마블 역시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195만주)를 주당 20만500원인 3900억원에 인수, 넥슨과 김택진 대표에 이은 3대 주주로 등극했다. 사실상 엔씨소프트 주식 8.9%와 넷마블주식 9.8%를 맞교환하는 형국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제휴 목적은 ‘모바일’과 ‘글로벌’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을 노리는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강력한 크로스 마케팅과 퍼블리싱 노하우를,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IP와 뛰어난 개발력을 공유한다는 것이 이번 제휴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상호 퍼블리싱 사업 협력 △크로스 마케팅 △합작회사 설립 및 공동투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협력 모델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미 블록화된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뛰어난 노하우를 가진 넷마블과의 협력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며 “지분 교환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단순한 협력관계가 아닌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양사의 가장 중요한 강점을 공유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역시 “모바일게임 시장은 국내 1, 2위보다는 글로벌 진출이 중요한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밝힌 후 “세계적인 IP와 개발력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엔씨소프트 손 잡고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 강화”

대대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제휴가 상당한 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문제는 넥슨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제휴가 경영권 분쟁에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을 진행중인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이라는 강력한 ‘우군’을 확보하자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의결권이 없던 엔씨소프트의 자사주를 넷마블이 인수하면서 ‘엔씨-넷마블’이라는 강력한 라인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9.98%와 넷마블의 8.9%를 합할 경우 18.88%에 달해 넥슨이 보유한 15.08%를 넘어서게 된다. 엔씨와 넷마블의 협력 여부에 따라 넥슨의 경영참여를 위한 시도 자체가 힘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지분 인수로 당초 넥슨이 요구했던 ‘자사주 처분’ 사안까지 충족시키며 대외적으로도 넥슨 요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는 명분까지 확보했다. 추후 넥슨이 추가 요구를 할 경우 경영참여를 볼모로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이번 제휴는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며 ‘모바일’과 ‘글로벌’이라는 미래 전략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된 사인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 의장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전략적 제휴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과 연결되는 상황이 대단히 안타깝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제휴를 진행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며 답답한 의중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때 지금의 경쟁력으로는 해외 기업, 특히 중국 게임사들과의 승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번 제휴는 이런 절박한 심정에서 결정된 전략적 승부수인만큼 확실한 성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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