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실시된 ‘구한말 해외반출 조선시대 전적 현황 조사 연구’(책임연구자 유춘동 선문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과정에서 발굴됐다.
단정한 해서체로 필사된 이 책은 중국의 이름난 금석학자 옹방강(1733~1818)의 아들인 옹수곤(1786~1815)과 장서가 고천리(1766~1835) 등이 함께 읽은 책으로 알려졌다.
'고려사'는 김종서·정인지 등이 1449년 세종(재위 1418∼1450)의 명을 받들어 편찬하기 시작해 1451년 139권으로 완성한 기전체(紀傳體) 사서(史書)로 현재 대부분 목판본으로 전하고 금속활자본이나 목활자본이 그 다음으로 많다. 총 글자수 336만 9623자에 달하는 '고려사' 필사본의 경우, 열전이나 지(志) 부분만을 필사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전질을 필사한 '고려사'는 규장각 소장 61책과 콜레주 드 프랑스 소장 71책 등이 있을 뿐이다. 특히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본처럼 전질을 정성스럽게 필사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 책은 청나라 금석학자들이 조선 금석문을 얼마나 열심히 연구했는지, 그리고 조선금석문 연구를 위해 '고려사'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며 구입하거나 필사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문화재적인 가치가 높다. 나아가 19세기 한·중 학자들의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