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꿈을 꾼다
내 키가 풀처럼 자라
풀숲에서 사랑을 하고
풀숲에서 알을 슬고
머리 위로 이슬이 내리면
이슬로 맺는 풀꽃들
바람에 쓸리는 풀숲 사이로
사라질 듯 별이 보였다
나뭇가지에 걸려 새가 되는 별
걸어서는 다다를 수 없는 휘청거림에
늘 폐를 앓는 도시
시내와 시내만 겨우 잇는 시내버스가
힘겹게 숨통을 열고
대륙에서 건너온 영하의 바람에
도시는 언제나 목이 잠겨 있었다
황사
내 폐는 얼마나 썩고 있을까
기침이 날 때 마다 떠나고 싶었다
내게로 왔던 것들 모두 돌려보내고
풀숲으로 들꽃이 되어
그 만큼서 꼬깃꼬깃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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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도시에 살지만 마음은 늘 마당 있는 집, 물소리가 나는 집, 밤하늘에 별을 보고 뜰에 달빛이 젖는 집에 살고 싶다. 현대를 사는 도시인들에게 그래서 전원주택은 로망이고 전원생활은 살뜰한 꿈이다. 운전을 하다가 정체될 때,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맬 때, 황사로 목이 메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힌다. 그럴 때마다 도시를 떠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도시를 떠나는 꿈을 꾼다. 하지만 현실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많은 도시인들에게 전원주택이나 전원생활은 꿈일 뿐이다. 막상 움직이려 들면 준비할 것도 많고 포기해야 할 것들도 많다. 도시생활보다 불편하다. 전원주택에 사는 것, 전원생활을 하는 것은 눈높이를 낮추고 좀 불편하게 사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난 후라야 진정 얻는 것들이 많아진다.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 www.oksig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