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골든 타임'…우리모두 힘을 합칠 때

[사진=진주소방서]

골든 타임이란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월호, 판교 환풍구에 이어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까지 후진국형 안전사고로 매년 반복되는 안전불감증이 낳은 대형 사고가 많았던 요즘 특히 자주 접할 수 있는 단어다.

이는 화재나 심정지 환자 등 응급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초기 재난대응 목표시간을 뜻하는 말로 소방에서는 '5분' 이내에 재난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최대의 관건으로 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발생시 최초 5분 이내가 초기대응에 가장 효과적이며,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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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응급환자의 경우 4분 이내가 골든타임이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에는 4분 경과 후 1분마다 생존율이 7~10%씩 감소하고, 10분 경과시의 생존율은 5% 미만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렇듯 화재 현장 및 구급 현장은 사람의 생사가 갈리는 중요한 현장이다,

그렇지만 몇몇 사람들의 양보의식의 부족이나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의 현장진입을 방해해 출동시간이 지체 되곤 한다. 이는 초기대응의 실패로 이어져 대형재난으로 연결돼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소방기본법 제21조(소방차의 우선통행 등) 1항에는 모든 차와 사람은 소방차가 화재진압 및 구조 ․ 구급 활동을 위해 출동 할 때에는 이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를 위반 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12월 9일부터 이런 상황이 반영된 개정된 도로 교통법이 시행되고 있다. 긴급출동중인 소방차에게 양보하지 않을 경우 차주에게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방차에 설치된 단속용 카메라로 양보의무 위반차량을 촬영하여 증거채집 후 차량 소유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런 법적 강제력도 중요하지만 화재현장 및 구급현장이 당신의 집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내 뒤에 다가오는 구급차에 실려 있는 사람이 혹 내 가족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긴급출동중인 소방차가 지나가면 신속히 길을 터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작은 에티켓이 당신의 이웃 또는 가족을 살리는 길이 될 수가 있고 소방출동로는 나의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생명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소방본부 및 일선 관서에서는 일찍이 소방 출동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캠페인 및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으며 시민들의 계도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의 사례를 찾아보면 정책적으로 강력한 단속을 통하여 길 터주기 문화가 정착 되었다고 하고 곧 우리나라도 강력한 정책 마련을 통해 소방차 길 터주기를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진정한 정착은 법적인 제재에 의한 강제적인 것 보다 우리들 스스로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해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소방대원들은 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양보해 주지 않는 차량들과 도로에 불법으로 주·정차된 차량들을 피해 화재와의 전쟁과 더불어 시간과의 힘겨운 싸움도 벌이고 있다. 성숙된 의식을 바탕으로 이 시간과의 싸움에서는 우리 국민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나라를 건설하는데 그 힘을 보태주시기를 바란다.

                                                                         - 문병섭 진주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