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군에서 시로 승격된지 3년을 맞은 당진시는 터미널이 인접한 읍내동이 가장 큰 번화가로 꼽힌다. 터미널 인근엔 넓은 논과 밭이, 반대편엔 대형마트와 함께 아파트와 상점 등이 어우러져 발전을 거듭했다. 마치 수도권 신도시의 발전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새로 지어진 아파트들의 모습이다. 지역이 발전을 거듭하며 인구유입이 꾸준히 이뤄졌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아파트가 들어서며 지역발전과 궤를 함께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2015년 1윌 현재 당진시 인구는 16만7954명으로 2010년 14만2160명보다 2만6000여명이 증가했다. 세대가구 역시 올해 1월 기준 7만594가구로 2010년 1월 5만8934가구에 비해 1만1660가구가 늘었다.
하지만 외형적인 발전에도 실속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철강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며 기업은 물론 소비심리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진은 매년 5000명씩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당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연 8%를 넘어섰다. 이로인한 높은 토지·부동산 가격으로 인한 고(高)물가도 지역상권을 압박하고 있다.
읍내동에서 편의점을 운영중인 김영복(54세, 가명)씨는 “당진지역 미분양 아파트들이 많이 없어졌다(해소)고 하는데 매출이 크게 늘거나 하진 않았다”며 “근래 (철강)회사들이 어렵다는 소릴 많이 하는데 그 여파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지역 상점도 한산한 풍경을 연출했다. 일부 상가 건물은 붉은색의 임대 현수막을 걸어둔 채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었다. 특히 비교적 알짜배기 위치로 알려진 당진시청앞 신축 건물의 1층 상점도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었다.
당진과 대전을 오가며 직장생활을 하는 고창모씨(39세)는 “대전지역보다 당진지역 물가가 높은 것 같다”며 “가령 작은 음식점에만 가도 서울 대형식당에 버금가는 가격이라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기위해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단층으로 지어진 상가 건물이었다. 모두 마지막 단장을 위한 인테리어공사 등이 한창이다.
한 지역주민은 “동네에 땅을 가진 지역 주민이 (땅을) 놀릴 순 없으니 한두층 짜리 건물을 짓는 모양”이라며 “아직 시내버스만 종종 다니는 길들이라 (상가건물에) 누가 들어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냉연공장에 다다를 즈음 인근에는 신축 연립주택과 원룸 임대 표시가 속속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로 현재 건설중인 제2냉연공장(#2CGL)과 특수강공장 수요를 예측해 지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현재 당진시는 수도권 규제완화로 기업유치가 예전에 비해 더딘 점도 해결해야 할 현안 중 하나다.
당진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70개에 달하는 기업을 유치했지만, 2008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3년에는 50개 기업을 유치하는데 그쳤다. 당진시청내에서는 현대제철 인천본사의 당진 이전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또 기업의 지속적인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상남 당진시 지역경제팀장은 “그간 수도권 규제강화로 당진이 수혜를 봤지만 규제가 완화되며 기업이 다시 수도권 등 입지조건이 좋은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