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줄줄이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고화질(HD) 전환에 따른 비용과 콘텐츠 수급 비용 증가, 신사업 투자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다.
12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영업이익 778억8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6% 감소했고 순이익도 555억5300만원으로 23% 남짓 줄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지난해 ALL-HD 전환에 따른 마케팅 비용 및 기타관리 비용 등으로 일회성 비용 반영돼 이익이 감소했다"며 "올해 2개의 UHD채널을 추가로 론칭해 UHD방송 시장을 선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KT스카이라이프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가능성, 유료방송 특수관계자 합산규제 법안 통과 여부 등으로 올해도 불확실성이 짙다"고 판단했다.
CJ헬로비전도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021억242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81% 감소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56억5500만원으로 66.66% 줄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 비용 증가, 일회성 대손 채권 발생, 티빙과 헬로모바일 등 신사업 투자 지속으로 인해 이익이 줄었다"며 "SD셋톱박스 및 노후 전송망에 대해 감액손실을 인식해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만 CJ헬로비전는 4분기 방송부문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과 방송 가입자의 인터넷, 인터넷전화를 포함한 총 평균 매출(ARPS)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해 안정세로 접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ARPU반등은 산업 내 영업환경 개선의 결과가 아닌 주문형비디오(VoD) 등 부가서비스 매출액의 상승에서 기인했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가서비스를 제외할 경우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상품 ARPU는 3분기보다 감소했다"며 "실제로는 업황부진의 영향을 확인한 4분기였다"고 판단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마진 저하가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영업이익 581억5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5%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65% 급감한 43억7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분기 TV 사업은 9.6% 성장했지만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ARPU 하락 탓에 3.7% 줄었다. ARPU는 1만5189원에서 4분기 1만4426원으로 급락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마진 저하가 여전히 문제"라며 "KT의 기가인터넷 공세가 시작되면서 당분간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SK브로드밴드의 ARPU 하락은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HCN의 경우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567억9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 남짓 줄어 그나마 견조한 방어력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후 이동통신사들이 IPTV 결합상품 마케팅을 강화한 탓에 올해도 유로방송업계의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IPTV의 인터넷·방송결합률을 고려하면 상반기 유료방송 시장 경쟁완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유료방송 업황회복은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