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이용관 위원장 “비리·부패·방만운영 등 오해…필요시 검증받을 것”

2015-02-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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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둘러싼 여러 잡음과 오해들에 대해 소명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11일 오후 3시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불거진 부산시의 영화제 지도점검,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등에 대한 영화제 측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이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영화제를 아껴주시는 부산시민과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이런 자리를 빌어 인사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라고 말문을 연 뒤 “오늘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말씀을 드리고 또 저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적지 않은 이들이 상당히 힘든 처지를 감내하는 상황을 보며 안타깝고 괴로웠다”면서 “저의 부덕과 무능을 탓하며 저 개인의 거취 문제로 일단락하고 싶었지만 주변의 고언을 들으며 가벼이 운신해서는 안되는 무거운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깨달았다”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병수 부산 시장님을 만났을 때 ‘고생 많으시지요. 얼마나 되셨지요, 영화제 일을 하신게’라고 물으시길래 얼떨결에 ‘30년입니다. 김동호 위원장님과 영화제를 만든 건 20년이지만 준비한 것은 경성대 교수로 부임해온 1985년부터였으니까요’라고 답했다”면서 “지금의 제 심정 그 자체다. 부산과 인연을 맺은 지가 벌써 30년이 됐다는 말이다. 그날 시장님을 만나고 영화제 사무실로 오는 동안 저는 내내 30년이란 시간에 갇혀 있었다.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인가 등등의 상념들이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서병수 시장과 대화 이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영화제 스태프들과 ‘쇄신안’을 준비하는 한편, 시의 행정감사에 대한 소명 및 개선방안을 제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는 이 위원장은 지난 4일 일부 언론에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가 보도됐고, 통상적인 보도 패턴이 아니었음에 당혹스러웠다고.

“그런 보도를 통해 실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내용으로 전파되고, 시민들은 또 그렇게 오해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의치 않고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가지 논의에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불순한 의도로 영화제에 흠을 내는 이들이 기승을 부리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했던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부산시가 내놓은 지도점검 결과의 지적사항들을 하나하나 논박하지 않고 총론으로 소명하려고 합니다.”

이 위원장은 “어떤 시각,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변명하고 해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거나 논리적으로 비약하지 말고 있는 사실 그대로 실제를 밝히자는 것”이라며 “명백한 과실, 착오, 또는 부주의로 인한 행정 미흡인 사안은 조금의 재량도 없이 즉각 시정하고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엄하게 감독하겠다. 지도점검에서 지적 받은 사안은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 직원 채용시 조직위원장 승인 절차 미이행, 마케팅팀장 품위유지비, 전문위원 위촉 관련, 초청작 선정관련 절차 미이행 등 문제가 있다면 시와 의논해 적극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하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기자회견 성명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언론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영화제를 아껴주시는 부산시민과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이런 자리를 빌어 인사드리게 된 점을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자칫 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기는 합니다만, 외람되지만, 저는 오늘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말씀을 드리고, 또 저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 한사람으로 말미암아 적지 않은 이들이 상당히 힘든 처지를 감내하는 상황을 보며 안타깝고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덕과 무능을 탓하며 저 개인의 거취 문제로 일단락 하고 싶었습니다만, 주변의 여러분들의 고언을 들으며 그렇게 가벼이 운신해서는 안 되는, 무거운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중, 문득 지난 1월 27일에 서병수 시장님을 만났을 때 친절하게 여쭤 보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고생많으시지요, 얼마나 되셨지요, 영화제 일을 하신게?”

저는 얼떨결에 “30년입니다. 김동호 위원장님과 영화제를 만든 건 20년이지만, 준비한 것은 경성대 교수로 부임해온 1985년 부터였으니까요” 라고 답했습니다.

지금 새삼스럽게 30년 전의 소회를 말씀드리는 것은, 이것이 지금의 제 심정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부산과 인연을 맺은 지가 벌써 30년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 날 시장님을 만나고 영화제 사무실로 오는 동안 저는 내내 30년이란 시간에 갇혀 있었습니다.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떠날 때가 된것인가.. 등등의 상념들이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시장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영화제 스탭들과 ‘쇄신안’을 준비하는 한편, 시의 행정감사에 대한 소명 및 개선방안을 제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4일(수), 일부 언론에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가 보도 되었습니다. 통상적인 보도 패턴이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배경 설명이나 소명도 없이 부분부분 발췌한, 지극히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문구가 난무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보도 경위를 의심하고, 의도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당혹했습니다. 과장이거나 왜곡된 몇몇 문구에서 시작해 비약과 단정에 이르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런 보도를 통해 실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내용으로 전파되고, 시민들은 또 그렇게 오해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의치 않고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가지 논의에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불순한 의도로 영화제에 흠을 내는 이들이 기승을 부리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했던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부산시가 내놓은 지도점검 결과의 지적사항들을 하나하나 논박하지 않고 총론으로 소명하려고 합니다.

어떤 시각,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변명하고 해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거나 논리적으로 비약하지 말고, 있는 사실 그대로, 실제를 밝히자는 것입니다.

먼저, 명백한 과실이거나 착오 또는 부주의로 인한 행정 미흡인 사안은 조금의 재량도 없이 즉각 시정하고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엄하게 감독하겠습니다.

사전 품의 소홀, 간부들의 사무인수인계서 미작성, 판매 입장권 정산 및 현금 관리 미비, 보수 지급일 일부 미준수, 임원 숙소 관리비 임의 지출, 서울 근무자 부산 과다 출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음은, 불가피한 사정이나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했던 일이지만 지도점검에서 지적 받은 사안은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옥외광고물 수의계약, 초청 게스트 교통비 이중 지급, 초청 해외감독 개인 택시비 지급, 중식시간 이외 팀별 회식, 일부 임원 업무추진비 부적정 집행, AFA 직책수당 지급, 인사위원회 운영 관련 등입니다.

마지막은, 지적근거에 오류가 있거나 지적사항으로 수긍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직원 채용시 조직위원장 승인 절차 미이행, 마케팅팀장 품위유지비, 전문위원 위촉 관련, 초청작 선정관련 절차 미이행 등입니다. 그러나 이 사항들도 절차나 보고 등의 문제가 있다면 시와 의논해서 적극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오늘 이 자리에서는 저희 영화제를 심하게 비난하는 두 가지 사항에 대해서만 약간의 세부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이 두 가지 감사 결과를 중심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비리와 부패 집단인 듯 비춰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먼저 직원 채용에 대해서입니다.

부산시의 감사결과에는 조직위원장의 승인절차를 무시했고, 공채를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만,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5월부터 직원을 공개 채용했으며, 채용과 징계는 집행위원장의 위임사항입니다.

2013년까지 공채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내용과 절차에 대해서는 사전에 부산시와 협의를 거쳤고, 특히 전임 시장님이 부산 인력의 양성과 채용을 적극 권유한데 따라 2~3년의 계약기간을 거쳐 신중하게 발탁했으며, 시의 담당과장이 참여하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공개채용하라는 2013년도의 감사지적에 따라 2014년부터 채용공고절차를 거쳤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 스탭 34명 중 20명이 부산출신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에 봉사하는 한편, 미래지향적이고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매우 보람있는 성과이자 상징으로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다음은 마케팅 팀장 품위유지비 지출 월 20만원에 대해서입니다.

이 항목은 2009년에 마케팅 팀장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사무국의 건의로 김동호 위원장님께서 각별히 승인해주신 정책적 사항입니다. 당시 영화제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연예산 규모가 100억원 내외에 이르면서 스폰서의 유치,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결과였습니다.

연 60~70억 원의 스폰서 유치관리가 근래의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마케팅 업무 특성상 집행위원장을 대신해서 유력기업의 CEO, 임원, 관계자 등과의 빈번한 회합, 또는 해당기업의 제품구입과 같은 필요불급의 품위유지비는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신다면 향후에는 개선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문제는 상기한 두 가지 예에서 보듯이 이러한 내용들로 인해 부산영화제가 비리,부패,방만운영 등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는 점이며, 더군다나 이 같은 외부의 오해와 비난으로 인해 영화제 스탭들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저희 부산국제영화제의 직원들은 낮은 인건비는 물론 근로 환경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오직 지역문화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긍심 하나만으로 성실하게 일해왔습니다.

저는, 이 스탭들의 뛰어난 능력과 아름다운 마음가짐을 대변하고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로서, 보호자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앞의 두 가지 사항에 대해서만은, 이 자리를 빌어, 꼭 해명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꼭 필요하다면,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와 저희가 내놓은 소명자료를 공정하게 검증을 받고 싶습니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민, 해당 업무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필요하다면 언론까지 포함한 검증단을 구성해서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와 저희의 소명자료를 같이 검증해 보자는 것입니다.

영화제 내부 자료조사도 하고, 필요하다면 청문회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검증 결과가, 집행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할 정도라면, 기꺼이 제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습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간의 여러 논란과 공방을 모두 깨끗하게 털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일신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현재,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으며, 자본을 앞세운 이웃 나라 영화제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는 곧 부산국제영화제의 쇄신과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있음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이제부터 3~4년이야말로 저희가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우뚝 설 수 있는 호기, 이른바 골든 타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 일로 이미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2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놓치고 간과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생생하게 깨달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제부터는, 어떤 변명도 없이 통렬하게 반성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무능과 부덕함때문 임을 다시 한번 통감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자랑으로 여기면서 무한한 애정과 도움을 주고 계신 350만 부산시민, 한결같이 지지하고 성원해 주신 400만여 관객과 국내외 영화인, 부산국제영화제라는 이유만으로 빛나는 청춘의 한때를 아낌없이 내주신 1만5천여의 자원봉사자, 그리고 김동호 위원장님을 비롯한 3천여명의 스탭들에게, 머리 숙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아프게 혁신하고, 준엄하게 쇄신하겠습니다. 타성과 관성을 밀어내고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 거듭하는 전화위복의 단초로 삼겠습니다.

조직위원장이신 시장님과 부산시도 저희의 새로운 다짐과 각오에 대해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부디, 이번 사태가 오늘을 기점으로 잘 마무리되어서 20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 개최가 가능하도록 여러분들의 성원과 지지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2월 11일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 용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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