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6일 "대외 불안요인으로 연중 시장의 방향성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대폭 개편하고, 리스크 조기경보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주 차관은 이날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정부의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은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다각화·세밀화된다. 위기 상황에 대비한 외화 유동성 공급제도의 경우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점검·보완키로 했다.
정부는 또 외채구조 등 대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 차관은 "올해 안에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대폭 개편하겠다"며 "부담금 부과 대상을 은행뿐 아니라 여전사·보험사·증권사까지 확대하고, 부과 방식도 잔존 만기 1년 미만의 외화 부채에 대해서만 단일 요율의 부담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차환 리스크의 축소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글로벌 유동성 악화에 대비한 방어벽을 스스로 쌓을 수 있도록 외화 LCR(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한 달간 예상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 유동성 자산 비율) 모니터링 제도도 도입된다.
주 차관은 "17개 국내은행 대상으로 외화 LCR을 매월 점검토록 하되, 은행의 부담을 고려해 도입 초기에는 모니터링 제도로 도입했다가 중장기적으로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올해 예정된 대외 불안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양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주 차관은 "대외 리스크가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확산하면 (한국 금융시장도) 일정 부분 신흥 시장과 동조화될 수 있으나, 우리 경제의 차별화 요인이 부각될 경우에는 2013년 사례와 같이 자본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그는 "양방향의 리스크가 적절히 조화·상쇄될 경우 한국 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며 "리스크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나 회피보다는 철저한 모니터링과 선제 관리로 대외 충격에 따른 국내 영향 최소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