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턱수술 등 성형급증... 안전은 뒷전?

2015-02-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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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 2011년 6월 반흔절제성형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A씨(여, 당시 만 31세)는 프로포폴 마취하에 안면성형수술을 받던 중 호흡정지 및 심정지가 발생해 중증의 인지 및 언어장애(3세정도의 유아 수준), 실명에 가까운 시력 장애를 입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마취전문 의사가 없는 상태로 수술집도의가 단독으로 수술 및 마취를 함께 담당하면서 환자감시 및 마취관리에 소홀했고, 심정지 후 적기에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못해 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저산소성 뇌손상이 초래한 책임을 인정해 수술의사의 과실을 70%로 판결했다.

최근 외국인의 성형관광 급증 등 성형수술의 붐을 타고 충분한 의료인력이나, 제세동기 같은 필수 응급처치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의 1차의료기관에서 수술집도의가 수술과 마취를 동시에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발생한 유사한 중대 의료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사각턱수술환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성형외과의 환자 안전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새해가 되면서 강남역 일대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대학입학을 앞둔 예비 대학생들과 취업 준비생, 휴가를 앞둔 직장인 등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한 외모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성형수술 가운데 사각턱수술, 광대뼈축소술 등 안면윤곽수술은 한해 전국적으로 약 5000건 정도로 진행되고 있고 매년 증가추세다.

전국의 성형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강남역 일대에선 얼굴 폭이 줄어들지 않거나 볼처짐, 안면비대칭 등 사각턱수술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말에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은 여대생이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강남역 일대를 활보하는 쉐도우닥터(대리수술 의사)의 불법의료시술행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술장비의 낙후도 부작용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한 언론은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를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수술에 필요한 3D CT와 3D스캐너 등의 최신 의료장비를 갖춘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고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성형외과의 경우, 상담실장의 예측할 수 없는 수술 효과만 믿고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그 만큼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커진다.

마취전문의나 간호사를 제대로 고용하지 않은 것도 의료사고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지난 5년간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접수된 마취사고 105건을 분석해보니, 8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한 사람도 뇌사나 신체마비 같은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특히 39건이 수면마취 사고였는데, 90%가 프로포폴 투약 때 일어났다. 수면 마취 투약 관리도 부실해 사고 의료기관에 기록지가 없는 경우가 98%였고, 마취 중 보조적인 산소공급을 하지 않은 경우도 61%에 달했다.

수면 마취 사고의 15%는 마취 중에 환자의 생명징후를 관찰하지 않았고, 92%는 수면마취 전담 의료진이 없었다.
 
사각턱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인 만큼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등 마취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어 마취과 전문의가 병원에 상주해야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24시간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므로 24시간 환자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중앙관제시스템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강남역 일대에 이러한 중앙감지시스템과 응급처치시스템, 응급구급차 등을 갖추고 마취가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며, 간호조무사가 아닌 정식간호사가 근무하는 병원급 성형외과는 단 4곳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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