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은 A380 여객기 ‘바퀴벌레 출몰(아주경제 4일자 1·5면)’보도와 관련,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기내 방역활동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4일 “운항 중인 전체 여객기와 화물기를 대상으로 기내 방역 상태를 긴급 점검했다”며 “향후 방충소독 주기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늘리겠다”고 전했다.
아시아나는 이러한 규정에 맞춰 여객기와 화물기에 방충 및 살균 소독을 액화 분무식으로 월 1회씩 진행했었다. 하지만 기내 위생상태 문제가 불거지자 방충 소독주기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강화해 기내 위생 관리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또한 한 달에 1차례인 기내 살균 소독과 두 달에 1차례씩 진행하는 부착형 살충제 교체 주기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승객의 지적은 합당했다. 당사의 고객 응대 과정 중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해 고객에게 (마일리지 지급으로) 흥정하듯 느꼈다면 귀책사유가 있다”며 “고객만족팀 담당자가 해당 승객을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퀴벌레가 출몰한 해당 항공기의 경우 부착형 살충제를 일괄 교체해 이날 오후 3시 5분 인천에서 미국로스엔젤레스(LA)로 출발했다”며 “향후 순차적으로 전 기종에 대한 강화된 방역작업을 통해 더 이상 기내 위생에 문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항공사의 기내 위생 상태를 관리해야 할 정부 감독 시스템이 각 부처 별로 분산돼 구멍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내 안전 및 보안은 국토교통부, 기내 방역 법령 총괄은 보건복지부, 기내 살균 및 살충제 약제 관리는 각 공항 검역관리소, 기내 방역 관리‧감독은 각 시·군·구 보건소에서 담당한다.
관리‧감독 당국이 분산돼 있어 항공기 방역 관리는 항공사의 보고에만 의존하는 형편이다. 항공사가 하청을 준 용역업체가 소독업무를 담당하고 이후 업체는 항공사와 방역을 관리 감독하는 해당 보건소에 각각 보고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관리‧감독기관의 사정도 심각하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방역을 감독하는 인천 중구 보건소는 담당자 1명이 264대의 기내 방역을 포함한 1000여건의 소독의무대상시설을 관리‧감독하는 상황이다.
인천 중구 보건소 관계자는 “바퀴벌레가 기내에서 나왔다면 살충 작업 부분이 미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를 관리해야 할 보건소들은 인력난으로 모든 항공기에 대해 직접 점검은 불가능하고 소독업체에서 제출한 서류 점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