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직무대행은 4일 열린 제38회 전국최고경영자 연찬회 개회사를 통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명확한 현실인식에 있다"고 밝혔다.
김영배 직무대행은 "연공급 임금체계로는 정년 60세를 준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연장은 근로자의 조기 퇴직을 촉진하는 '풍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유연화를 통해 노동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하며, 일자리는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제 개편과 관련, 세원 자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경기를 활성화 시켜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만이 조세저항 없는 자연스러운 증세를 가능케 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세금과 관련한 국민들의 반발은 결국 조세 형평성 측면의 문제이며, 이는 높은 면세자 비율과 고소득자영업자에 대한 과세 투명성 미확보, 그리고 근로소득자의 '유리지갑'에만 높은 세금이 부과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면세자 비율은 31.3%(2013년 기준)에 달해 일본 15.8%, 독일 19.8% 등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평균 44%에 해당하는 소득이 누락된 것도 근로자들이 불공정하게 세금을 납부한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정부가 증세대상으로 설정한 연 5500만원 이상 소득계층도 높은 사교육비, 주택비용 등을 고려할 때 고소득 계층이라 볼 수 없으며, 최고소득세율을 적용받는 소득(과표구간 1억5000만원)도 상당수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김 직무대행은 최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즉 소득 중심 보험료 부과는 중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재와 같이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지역가입자 소득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대단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건강보험료 총액의 83%를 근로자와 기업이 부담하는 상황에서, 직장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 증가는 결국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기업 경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경총 연찬회 개회에 이어 개최된 '제11회 투명경영대상 시상식'에서는 대상에 현대오일뱅크, 우수상에 무학이 선정됐다.
투명경영대상은 경영의 투명성과 노사관계의 안정과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을 펼치며 성장한 기업에 경총 등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