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국 현지 법인 통합과 관련해 "두 회사 합병은 경영권행사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노조의 동의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 현지 통합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출범식 기자회견에 참석, "노조 동의가 없어도 합병을 진행할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앞으로 통합을 하더라도 PMI(기업인수합병후 통합관리)가 중요하다. 노조와는 대화 파트너로 계속 갈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위원회 측이 최근 하나·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승인 여부를 이달 중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들어왔는데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범식을 통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하나은행유한공사 출범은 지난해 3월 출범한 인도네시아 통합 법인에 이은 하나금융그룹의 두 번째 해외법인 통합이다. 총자산 436억위안(약 7조6000억원)에 자기자본 50억 위안(9000억원)의 규모로 출범한 하나은행유한공사는 지점망 확대, 현지 은행과의 연대를 통한 리스업 진출, 소액대출 시장 공략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중국 내 외자은행 중 '톱5'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성규 중국하나은행장은 "합병이후 중국 하나은행은 직원 800명의 대규모 조직이 됐으며, 외환은행의 기업영업 노하우와 하나은행의 소매금융 노하우가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며 "양행의 합병은 상품개발면에서도 강한 시장파급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하나은행 중국법인에서만 가능하던 인민폐 영업이 30개 영업망에서 모두 가능하게 됨으로써 고객 편의성 증대와 현지화 영업이 강화될 전망이다.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분행장을 중국인으로 교체해 중국 영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중국인을 상임 이사회의장(동사장)으로 영입해 중국 인력에 대한 인사권 및 중국고객에 대한 영업 등 현지영업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통합 중국하나은행은 현지 금융사와 합작을 통해 비은행부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와 합작사 형태로 연내 리스업 진출을 진행 중이다. 소액대출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PB 서비스 강점을 살려 리테일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통합 중국하나은행은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상속‧세무 전문센터’를 설립해 펀드상품 자문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계 은행 최초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도 연내 출시한다. 네트워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명확인을 창구 방문 없이 온라인에서 해결하고 계좌 개설부터 대부분 업무를 인터넷에서 처리 가능한 ‘다이렉트뱅킹’도 선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직무대행, 김한조 외환은행장, 지성규 중국하나은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