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M&A 시장에 거세지는 중ㆍ일 바람

2015-02-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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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중국ㆍ일본계 자본이 국내 증권사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최대 고객으로 떠오르며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3일 아베 슈헤이 일본 스팍스그룹 회장은 국내 자회사인 코스모자산운용을 스팍스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꾸고, 서울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어 "가장 신뢰받고 존경받는 최고 투자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스팍스그룹은 2005년 코스모투자자문을 사들인 후 2011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2005년 당시 1조원대였던 수탁고는 현재 3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역시 일본계인 오릭스그룹도 우리 증권사 인수에 뛰어들었다. 오릭스그룹 측은 2일 컨소시엄 형태로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오릭스그룹은 오는 3월로 예정된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 5월께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오릭스그룹은 현대증권을 통해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도 함께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릭스그룹은 2013년 STX에너지 지분(72%)을 6000억원에 인수한 후 GSㆍLG그룹 컨소시엄에 되팔아 큰 차익을 거둔 바 있다.

중국계 자본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은 동양사태로 매물로 나온 동양증권을 사들여 유안타증권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결국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불참하기는 했지만, 중국계 투자사와 철강업체도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중국계 자본은 LIG손해보험,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든 가운데 우리 금융업 전반에서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ㆍ일본계 자본은 초저금리 탓에 자국 안에서만 투자해서는 만족스러원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졌다. 일본은 양적완화로 엔저를 가속하면서 기업실적을 흑자로 돌려놓았다. 유동성이 넘치면서 해외투자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두 나라에서 넘치는 돈은 우리 증시에도 밀려드는 모습이다. 중국ㆍ일본계 자본이 올해 들어 사들인 주식은 전체 외국인 매수액 가운데 약 80%를 차지했다.

아베 회장은 "일본 금융시장은 금융위기와 대지진이 겹치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진행된 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투자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초 중ㆍ일 자본은 우리 금융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유동성 확대로 투자가 늘어나고 있을 뿐 새로운 흐름은 아니라는 얘기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이나 중국이 해외에서 기업을 사들이는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됐다"며 "그동안 국내에 좋은 매물이 없었고, 정서상 부정적인 면이 있어 기억에 남는 M&A가 없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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