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기업 자산 20억뿐인데 중진공빌딩 사서 유진증권 임대?

2015-02-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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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20억원대 자산을 가진 유진그룹 천안기업이 600억원 넘게 들여 중소기업진흥공단 빌딩을 사들이고, 이를 다시 유진투자증권에 임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어떤 식으로 돈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천안기업이 원하는대로 인수를 마무리하면 이 회사 지분을 거의 100% 가지고 있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일가는 사실상 공실 우려 없이 계열사를 통해 임대소득을 올릴 수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천안기업은 현재 서울 여의도 중진공 빌딩을 인수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천안기업은 중진공 빌딩 매각입찰에 감정가(644억원)보다 20억원 많은 664억원을 인수가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천안기업이 2012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현황을 보면 자산ㆍ자본총계가 각각 약 22억원, 12억원밖에 안 됐다. 천안기업은 아직 1차례도 감사보고서를 낸 적이 없어 자산총계 100억원 이상인 외감 기준을 여전히 밑도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당시 천안기업은 유진기업에서 겸직하고 있던 김윤배 대표와 양경모 감사 2명만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을 뿐 종업원이 1명도 없었다. 천안기업은 같은 해 올린 매출도 전혀 없었다.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라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천안기업이 중진공 빌딩을 사들이면서 총수 측이나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하거나 추가 출자를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 천안기업이 인수하는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리지 않는다면 총수 쪽에 손을 벌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여의도 본사를 KB자산운용에서 빌려 쓰고 있고, 내년 9월로 끝나는 임차 계약을 연장하거나 새 사옥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유진그룹은 중진공 빌딩을 사들여 유진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유진선물 같은 금융 계열사뿐 아니라 유진기업을 비롯한 일반 계열사도 옮길 수 있다.

유진기업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에쓰오일빌딩 3개 층(5~7층)을 임차해 본사로 사용해왔다. 한국통운도 서울 용산구 삼구빌딩(10층)을 빌려 쓰고 있다.

중진공 빌딩은 지하 3층, 지상 10층에 면적이 1만6523㎡에 달한다.

유경선 회장 일가는 현재 천안기업 지분을 98.0% 보유하고 있다. 김윤배 천안기업 대표도 1.0% 주식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1.0%는 3자인 기타 출자자 소유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아 자금조달 방법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천안기업이) 계열사이기는 해도 우리에게 정확한 정보가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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