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최근 수년간 지방 분양시장 활황을 이끈 대구와 부산 등 지방 대도시 집값이 인천을 넘어섰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 아파트 가구당 평균가격은 2억4463만원으로, 서울(5억3086만원)과 경기(2억9230만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비싼 지역으로 올라섰다. 인천은 2억3707만원으로, 부산(2억4411만원)과 세종(2억3784만원)에 이어 6위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게 된 가장 큰 변곡점으로 금융위기를 꼽았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과포화된 수도권 시장을 벗어난 투자자들이 신규공급이 적어 꾸준히 수요가 발생했던 지방으로 점차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장용훈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부산을 중심으로 1차, 대구에서 2차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며 "특히 분양시장에 집중하던 외부 투자자들이 중소형 재고주택에까지 시선을 확대해 신규와 재고주택 모두 가격이 상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수학군을 겨냥한 내부수요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구 수성구 범어동은 경신고나 대륜고, 경북고 등 지방 우수학교들이 포진해 있어, 소규모로 운영되는 사설학원이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거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밀집해 있다.
부산은 전통적인 우수 학군지역인 동래구와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성화 학원 및 외고 등 특목고로 인해 유입수요가 많은 편이다.
울산은 남구 옥동 일대, 대전은 유성구 노은동과 반석동 일대에 학원가가 밀집해 학부모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다.
반면 경제자유구역 개발로 도약이 기대됐던 인천은 금융위기 이후 개발 지연, 미분양 발생 등으로 아파트 시장이 침체되면서 결국 지방 대도시들에 자리를 내줬다. 송도의 경우 인천 내 고급주거단지로 자리를 잡았지만, 청라와 영종은 개발이 지연되면서 수요자들의 시선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장 수석연구원은 "대구와 부산 등에서 단기간 많은 물량이 발생해 공급초과 현상도 우려된다"며 "그 동안은 내부 수요자 외에 외부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물량을 소화해줬지만 올해 이후부터는 입주단지들이 늘어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