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최근 대체 불가능한 효자상품으로 손꼽혔던 브라질 국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향후 투자전망에 대해 상반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적극적으로 브라질 국채를 판매했던 증권사들이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럴 때 증권사가 아닌 은행이라면 어떤 조언을 내놓을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 투자자문부를 만나 브라질 국채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을 위한 이슈와 쟁점을 들어봤다.
이어 “다른 은행들과 달리 판매사와 운용사를 함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실적에 대한 압박이나 부담 없이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는 상품을 추천하고 조언하는 것이 투자자문부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SC은행에 따르면 투자자문부는 글로벌 리서치에 기반을 둔 폭넓은 투자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자산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SC은행 투자자문부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들어봤다. 무엇보다 김 부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좁은 시야를 안타까워했다. 그는 “투자라고 하면 대부분 주식을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국내 주식에만 한정된 것이 문제다”라며 “투자 부문은 원자재, 국채, 외환, 해외주식 등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 부장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다각화하기를 당부했다. 그는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 전환사채, 우선주 같은 인컴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부문을 다각화하라”고 주문했다.
박순현 차장도 동의했다. 그는 “공산품을 예로 들면 다들 구찌 가방, 폭스바겐 차를 사고 싶어하면서도 투자라고 하면 국내 주식만을 생각하는 상황이 아쉽다”라며 “투자도 국내 주식에 한정짓기 보다는 외환, 외국 주식 등 글로벌 상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자문부원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용감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예를 들어 은행 예금으로 2000만원을 예치하고 1% 금리로 돌려 받았을 경우 원금을 보전했다고 좋아만 할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 상승률,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하 팀장도 “주가나 원자재 등 수익이 올라간 상품을 비싸다고 겁내거나 이미 수익이 났다고 외면하는 것보다 시장 상황을 분석한 뒤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며 “주가가 상승했다 해도 상승 요인이 남아있으면 다시 뛸 수 있어 지나친 조심성보다는 과감한 투자가 수익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달리 조직으로 이뤄지는 투자자문부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부서의 막내인 홍동희 과장에게 물었다. 홍 과장은 “서로의 의견을 내고 그것에 대해 지적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이 우리 부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명의 의견이 아닌 전문가 모두의 의견이 모아지고 다듬어지면서 고객들에게 자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투자자문부원들이 항상 경제 또는 투자 전망을 100%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문부는 “성공과 실패 사례 모두를 공유하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자 향후 좀 더 나은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밑바탕”이라고 입을 모았다.
브라질 국채와 관련해서는 박 차장으로부터 명쾌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브라질 국채가 인기라는 단기적인 시각으로 지금의 하락세를 예측하지 못한 투자자가 많다”며 “새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기에 앞서 브라질 경제의 기초체력이 얼마나 튼실한지, 향후 헤알화가 어떻게 변화할지 등을 넓고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