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결심공판, 박창진 사무장 “서비스 잘못한적 없어”…“위증 의심받는 여승무원에게는 죄송”

2015-02-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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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DB[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창진 사무장이 자신의 기내서비스는 잘못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위증을 한 것으로 인식돼 여론의 질타를 받는 김모 승무원에게는 죄송하다는 감정을 전했다.

2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 등 3명에 대한 결심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사무장은 “당시 사무장은 기내 서비스와 관련해 어떤 잘못을 했습니까”라는 검사의 질문에 “저는 잘못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검사 신문을 통한 사건의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줄곧 당당함을 보였다. 그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기내 난동부터 여 상무의 회유정황까지 모두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사과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사건의 피해에 대해서 증언할 수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이 이어지자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사무장으로 회사를 대표해서 최선을 다했는데 조 전 부사장은 본인의 즉흥적인 기분에 따라 한 개인의 인권, 자존감 등을 아주 모멸감 드는 행동으로 다뤘다”라며 “저는 어마어마한 상처를 받았고 그 이후에 조 전 부사장은 한 번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일말의 양심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저 같은 힘없는 사람을 본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마치 봉건시대의 노예라고 생각해서인지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당연한 것처럼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태를 키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검사가 대한항공에 복귀해서는 관심사원화 취급되는가 묻자 “실제로 그런 시도가 여러 번 있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박 사무장은 잠시 침묵한 뒤 “우리 대한항공에 있는 승무원과 모든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러나 이성적이지 않은 경영방식으로 제가 당한 것에는 진실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 저는 단순한 노동자로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오너일가는 회사를 사랑했던 저와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고 더 큰 경영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 신문이 끝나자 재판부에서는 복귀 후 처우와 건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박 사무장은 자신이 익숙한 팀원과 같이 근무하기가 거의 배정돼 있지 않은 점, 새벽 출근이 많고 휴식이 적은 국내선 근무가 과도하게 배정된 점 등을 들어 부당함을 호소했다.

박 사무장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는 라인 팀제를 통해서 팀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며, 익숙지 않은 승무원과 하는 모든 애로사항은 팀장이 책임지게 된다.

박 사무장은 “복귀된 업무 스케줄을 받아보고 회사 측에서 자신의 복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게 모두 거짓말로 생각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변호사의 질문에서는 사건의 발단 과정과 검찰에 제출한 보고서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마카다미아 서비스가 기내 서비스 종류 중 웰컴드링크 서비스인가 프리드링크 서비스인가에 관해 수차례 질문이 오갔다.

박 사무장은 이전 객실 서비스의 지적이 많아 매뉴얼을 업데이트했고 서비스를 충분히 숙지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매뉴얼의 수정은 지적 사항을 모아 바뀌는 시차가 존재하며 당시 조 전 부사장이 흥분한 상태로 서비스 해명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사무장은 태블릿이 여승무원에게 전달되거나 조 전 부사장이 앉아 있는 위치 등 사건 당시 자세한 정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비행기 안 띄울 거야. 세워”는 분명히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변호인은 여 상무와의 대화내용을 여러 차례 녹음했는데 그 사실을 알렸느냐고 질문하자 박 사무장은 “녹음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한 박 사무장이 직접 검찰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프리드링크와 웰컴드링크가 바뀌어져 있는데, 이유를 묻자 박 사무장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위서, 시말서 작성의 과정에서 여 상무의 협박이 있었으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대답해 협박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여승무원 교수직 제안과 위증에 관한 대답도 나왔다.

변호인은 최근 모 방송사에서 김모 여승무원이 회사 측으로부터 교수직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박 사무장이 알린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 사무장은 "말했다"고 답했다.

검사는 김모, 조모 승무원이 대부분 사실대로 진술했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허위 진술한 것처럼 보도가 돼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는데 증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박 사무장은 “제가 김 승무원이 위증을 했다고 발언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이 된 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것을 제 입장에서는 김 승무원이 오해하고 저의 탓으로 생각하겠지만 대단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승무원이 이곳(법원)에 와서 저와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 녹취록이 저한테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함께 구속기소된 여모(57)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와 김모(54)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게는 각각 징역 2년씩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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